브런치북 정보 브런치 로고 First Edition Release date. May 20. 2024 소설처럼, 시처럼, 여등 brunch book 수필 ・ 수기 글쓰기 소설처럼, 시처럼, 전체글갯수총 30화 전체시간41분 이런분께 추천드려요! 사진 한 장으로 매일의 단상 라이킷 라이킷 수 28 브런치북 소개나의 버킷리스트는 소설처럼 살아보기입니다. 시처럼 살아보기입니다. 나의 소설은 잔잔하고 나의 시는 고요합니다, 나의 소설은 수다스럽고 나의 시는 쓸데없는 부사가 많습니다. 나의 소설은 행간을 숨기고 나의 시는 침묵합니다. 하지만 쓰는 일은 평등합니다.공감에세이 감성사진 글쓰기 여등 직업 출간작가 사라진 학교 저자 동화 작가. 시인 구독자 288 구독하기 Release date. May 20. 2024 이전 다음 01 구독상황 가장 쉬운 이별 가벼운, 가벼운, 아주 가벼운, 아주 가벼운 바람이 지나가고, 가 버린다, 항상 그렇게 아주 가볍게.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페르난두 페소아/ ⌜양 떼를 지키는 사람⌟중 13- ........................................................... 동물적 공포와 불안. 소요 시간1분댓글6 02 구독상황 세잔과 용석, 그리고 '세 잔의 차' 미당과 패러디 세잔과 용석 . /박지일 세잔의 몸은 기록 없는 전쟁사였다 나는 용석을 기록하며 그것을 알게 되었다 세잔과 용석은 호명하는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하나의 인물이었다 나는 세잔을 찾아서 용석의 현관문을 두들기기도 하고 반대로 용석을 찾아서 세잔의 현관문을 두들기기도 했다 용석은 빌딩과 빌딩의 높이를 가늠하 소요 시간4분댓글12 03 구독상황 나는 절대 구르지 않을 테다 나는 절대 구르지 않을 테다! 소요 시간1분댓글13 04 구독상황 뻥치지 마라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의 이름은 한웅이었단 말이지. 그러니까 한웅은 신의 아들인 역시 신이란 말이지. 그의 거짓은 한동안 먹히는 듯했어. 그러나 신을 빙자한 그의 행각은 사람 행세를 하는 곰 같은 여자로 인해서 들통이 나고 말거든 난 생각했지. 왜 곰과 호랑이가 같이 다닐까 니들도 생각해 봐 원래 곰은 곰끼리 호랑이는 호랑이끼리 놀아야 하잖아. 그렇지? 그 소요 시간2분댓글24 05 구독상황 밤으로의 여행 - 밤은 촉각의 영역이고 촉감의 왕국이다. - 윌트 휘트먼이 시집에서 다음과 같이 읊을 때, 그는 밤을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인 양 생각한 것 같다. “가슴을 드러낸 밤을 꼭 껴안아라! 매혹적이고 풍요로운 밤을 꼭 껴안아라라!/ 남풍의 밤!/ 드문드문 커다란 별이 보이는 밤!/ 여전히 꾸벅이는 밤!/ 정신 나간 벌거벗은 여름밤!/ - 인체의 내부는 언제나 소요 시간2분댓글8 06 구독상황 어젯밤 일기 태양은 홀로 걸어가고 길은 항상 바람을 짊어지고 있다 산은 세상을 내려 보지 않으며 상관없는 나무는 휘파람을 분다 빛은 때 타는 법이 없고 향기는 영혼처럼 가벼운데 어제 말한 그 사랑이 벌써 기울어 그림자 하나 나를 잡고 늘어진다. .-------- ---------- 여기까지 쓸까 하다가, 역시 여기까지 써야 겠다. 글이 길면 말이 되고 말은 소음 소요 시간1분댓글15 07 구독상황 낯선 만남 불쑥 내 책상 위에 나타난 녀석 불편했다. 소요 시간1분댓글9 08 구독상황 새 한 마리 안갯속에 새 한 마리 찾아와 돌아서 앉아 있다. 그대라는 걸, 봐야 아는 일인지. 소요 시간1분댓글11 09 구독상황 우대리 삼재 들던 해 만난 그는 이마에 흉터가 깊은 눈매 매서운 스물다섯이었다 내 손에 아스피린 몇 알과 그의 손에 흰 두부가 같은 부피의 심장으로 몸 밖에서 창백하게 떨던, 밥처럼 우리가 씹었던 그것들 어디서 떨어진 조각들일까 각기 다른 맥박소리를 내던 알약들 두부 한 모를 털어 넣은 그가 뚝뚝 손가락을 꺾었다 내 명함 좀 보이소 [대리 우장춘] 형님 밑에서 소요 시간1분댓글8 10 구독상황 친구를 만나 친구와 화왕산으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처음은 작은 비였으나 이내 폭우가 쏟아졌지요. 찻집으로 들어서기 위해 차에서 내릴 때 친구는 손으로 머리를 가리며 뛰었고 나는 발밑을 보며 뛰었습니다. 조용한 카페에 마주 앉아서도 둘의 행동은 달랐습니다. 친구는 머리카락 하나하나를 세우기 위해 애썼고 나는 카페 안을 둘러보는데 정신을 쏟았습니다. 카페의 주인은 비를 소요 시간1분댓글17 11 구독상황 벌거벗은 임금님 벌거벗은 임금님 왕이 행진해요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몸을 벗어버린 위대한 왕 아이들이 함께 달려요 사람들이 손뼉 쳐요 제단사가 웃어요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진실 왕은 보이지 않는 옷을 사랑해요 왕을 벗어버리고 옷이 행진해요 그의 백성들은 보이지 않는 왕을 사랑해요 사랑이 거리에서 몰려다녀요 성은 높고 고요해요 문지기는 하품을 해요. 나는 소요 시간1분댓글17 12 구독상황 더러운밤나방 꽃불 사태 지자 자분자분 날아드는 흰눈까마귀 밤나방 작은갈고리밤나방 도둑나방 네눈쑥가지 더러운밤나방 서툴게 절벅절벅 싸리꽃에 잠시 팽나무에 잠시 헛것으로 밟히는 가슴 뒤 언저리 사랑도 잠시 귓속에 부는 분가루 먹어치운 꽃대 잠이 들면 분분 날리는 눈웃음 태워도 태워진줄 모르고 에돌아 온 새벽 학명이 '더러운밤나방'이다, 무엇이 더러운지는 잘 모르겠 소요 시간1분댓글18 13 구독상황 나는 내가 못마땅합니다. 아바타 영화가 나왔을 때 어찌나 재미있던지 세 번 본 기억이 납니다. 처음부터 인류는 진화가 잘못 진행되었습니다. 생존과 환경에 의한 진화라는 진화론을 부정합니다. 그것이 원칙이라면 인간은 직립하지 말았어야 했고 꼬리뼈는 그대로 두었어야 했고 머리 쓰는 일에 몰두할 것이 아니고 초감각을 키웠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엽록체를 만들 줄 알도록 진화하며 언어를 소요 시간1분댓글12 14 구독상황 초록과 마주하다 나는 혼자 너무 오래 생각을 했어. 그 사이 여름이 오고 있었어. 소요 시간1분댓글10 15 구독상황 복사해서 붙여넣기 https://brunch.co.kr/@oranoren/643 https://brunch.co.kr/@sodamfd87/194 작가님들이 자신의 작품뿐 아니라, 동료 작가의 글까지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 주셔서 나도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열심히 생각을 해 봤습니다. 작가님들 한 분 한 분을 기똥차게 소개하려다 그만두고 ( 내 실력으로는... 작가님들 소요 시간1분댓글14 16 구독상황 까치밥 나는 아침에 새들이 파먹은 감 하나 끈덕지게 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움푹 파인 엉덩이 다 들어내고 산다, 못 산다 눈물바람 없이 저 혼자 주섬주섬 바람을 골라내고 있었다 무슨 소문이 돌았기에 나뭇잎은 일제히 떨어지고 오랫동안 보아라! 저 푸른 사막의 달 파헤쳐진 까치밥을 올려보며 나는 복음서 한 줄 고친다 사랑은 너무 아득하거나 아니면 너무 소요 시간1분댓글13 17 구독상황 쿠폰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어요. 그것은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할인 쿠폰을 오려서 붙여두는 일이에요. 전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대개 쿠폰이라는 것이 물건을 원하는 만큼 사 주어야 혜택이 있고 쓸데없는 물건이거나 정해진 날짜를 지나쳐버리면 쓸모가 없는 휴지조각이기 때문이지요. 그냥 필요한 것 필요할 때 사는 것이 가장 편리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매장에 비치 소요 시간1분댓글17 18 구독상황 집에서 집은 잔뿌리가 번지고 내 목소리 울타리를 넘지 못하네 나, 오래도록 여기에 있어 누군가의 전생이 되었네 나는 그리 슬프지 않았네 하늘을 보면 행복했네 <집에서 - 지는 해> 소요 시간1분댓글6 19 구독상황 하루 하루 하루는 무덤이다 무덤 속의 무덤이다 무덤이 눈을 뜨고 똬리 튼 몸을 늘어지게 풀면 콧잔등 시큰하도록 낡은 골목에 버려진 아침 새들이 허무는 부스러기를 받아 든다 땅에 뿌려 놓은 모든 것은 무덤 안에 쌓이고 무덤을 쓰다듬는 무덤 안의 울음 하늘로 던진 나의 뼈는 다시 떨어져 살이 돋고 살이 피고 살이 무뎌져 어깻죽지에 새겨진 흔들렸던 흔적 묻어버린 소요 시간1분댓글8 20 구독상황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하루 종일 터벅터벅 걸어요. 학교 갔다, 학원 갔다, 집에 왔다가 다시 학원으로 가는 민재를 닮았어요. 1등 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성공한다는 말은 엄마의 거짓말, 뻔한 이야기 사람들은 나를 조정할 수는 있어도 속일 수는 없어요. 나는 항상 같은 일만 해요. 하던 일만 해요. 하지만 나를 보고 누군가는 빨리 소요 시간1분댓글7 21 구독상황 세 사람 여행 지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 그녀와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지진을 감지하는 그녀의 딸과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 그녀의 손녀가 함께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건 세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세 사람의 여행을 그 밖의 가족들은 말렸다. 서로 시간을 내서 다 같이 갈 기회를 마련해 보자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 또 가고 이번에도 가겠다고 우겼다. 그녀 소요 시간3분댓글9 22 구독상황 100% 리얼 나에겐 초능력이 있는 것이 맞습니다. 아니,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맞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나의 초능력 시작은 약 20년 전 시험을 보는 중에 일어났습니다. 책상이 흔들렸고 발이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우리나라에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진의 순간을 감지했다니 신 소요 시간2분댓글25 23 구독상황 천방지축 "구름 아이들" 서평단 모집 아름다운 동화책이 배달되었습니다. 제게 동화책은 아직도 가장 큰 선물입니다. 얼마나 기뻤는지요. 하루종일 구름을 올려봤던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몽글몽글 솜사탕 같았던, 천사의 날개 같았던, 구름을 보며 나는 참 많은 상상놀이를 하였습니다. 해님이 수많은 팔을 뻗어 기지개를 켜는 하늘나라에 우당탕탕 구름 아이들이 있었다네요. 바로 양이와 몽이입니다. 지 소요 시간1분댓글14 24 구독상황 가라, 그냥 가라. 밤 11시 횡단보도 앞에서 급정거했다. 그날은 하루종일 무언가에게 쫓기듯 초초했던 날이다. 남자가 아니 남자인듯한 그는 불빛에 놀라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그냥 허공을 보듯 몇 초 아니 몇 분 그냥 그렇게 나를 보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다시 걷던 길을 걸었다.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그리고 몇 분 아니 몇 초(?) 뒤에 요란하게 급 소요 시간1분댓글22 25 구독상황 그 자리 그 자리턱을 괴고 창밖을 본다참새 두 마리거품 한 모금씩 낚아어지러운 골목으로 사라지고어둠 끝 남녀의 머리 위로쉘브로 붉은 글자가 빙글빙글 돌아간다창 너머 허공에 매달린 나무에게한 잔 건네고 싶지만 나무 끝은 모조리 잘려 내가 없는 방향으로 뒷걸음질이다 뻔한 것들은괜스레 요란스럽다 발끝을 달싹거리는 사이풍경은 이미 먼 곳잔은 한없이 비워지고 나는 채워지지 소요 시간1분댓글12 26 구독상황 헤라와 불륜과 시 제우스는 늘 여신이나 인간 여성들과 불륜을 저지르고 헤라는 그 제우스를 감시하고 그의 애인들을 괴롭히는 정도로 나와 있지요. 그러나 헤라에게도 아픔이 있답니다. 사실 헤라는 정실부인도 아니었습니다. 제우스가 자신의 아내이며 지혜의 여신인 메티스를 잡아먹어 머릿속에 가두고 누나인 헤라를 꼬드겨 결혼을 한 것입니다. 그 후에도 제우스의 바람기는 유명하잖아요. 소요 시간1분댓글15 27 구독상황 이미 없음을 그리움에 주소가 없음을있다고 해도말할 수 없음을 있다고 한들 그곳에 이미 없음을 가을의 시작입니다.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고 드러났던 것들은 또 사라지며 언제나 다른 얼굴로 돌아옵니다. 떠나간 것도, 돌아온 것도,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서럽지 않습니다. 다만, 시 한 줄 바치지 못하는 계절에 서있는 것이 뒤숭숭합니다. 고쳐야 할 낱말과 문장은 쌓여가 소요 시간1분댓글25 28 구독상황 오렌지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안양 1번가 주변을 촐랑거리며 통통거리던 시절, 한마디로 머리에 든 것 없이 귀염만 떨던 시절, (그 후로도 내 머릿속은 차본적이 없지만) 아무튼 내 인생의 황금기는 그때였을까... 가끔 생각한다. 그 뒤로의 기억들은 벚꽃을 타고 투명하게, 가볍게, 온 곳도 간 곳도 없이 사라졌다. 나는 가끔 우두커니 있을 때가 많다. 당신께서 다시 가을을 보내준 이유를 소요 시간3분댓글29 29 구독상황 개울 건너 남자애 어젯밤에 비가 내렸다. 시 한 줄 쓸까 말까 하다가 개천이 범람하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날 홍수로 인해 개울 건너 남자애는 가족을 잃었고, 그 애 집 지붕이 통째로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우리 집은 바로 개천 옆이었지만 집 옆으로 작은 동산이 있어서 온 가족이 무사히 피신 할 수 있었다. 동이 트면서 똥물이 범람하는 참혹한 광경을 보았다. 집과 소요 시간2분댓글16 30 구독상황 헛소리하지 마십시오 -비슬산 자락에서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사실 난 모릅니다. 검색하면 나오겠지요. 그것이 이유라면 좀 우습습니다. 오늘은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촬영한 운흥사를 다녀왔지요. 진달래가 울컥울컥 핀다는 비슬산 자락에 벚나무 두 그루가 지키는 작은 절이지요. (예전의 절이 훨씬 좋았습니다만) 오늘은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어 오르는 소요 시간1분댓글8 여등 작가를 구독해 보세요. 작가를 구독하시면 발행 즉시 새 글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