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를 두드리던 열일곱
교실의 재(灰)를 모으는 방법에 관하여
누군가는 그때를 가리켜 인생의 봄날이라 부르지만, 내게 교실은 언제나 늦가을이었다. 마른 낙엽처럼 바스락거리는 긴장감, 서리 맺힌 새벽처럼 차가운 눈빛들. 교복 주머니 속의 손가락이 떨리던 날들이었다. 책상 위에서는 이차방정식을 풀었지만, 실제로 나는 매일 다른 종류의 방정식과 씨름하고 있었다. 그 방정식의 미지수는 '나', 그리고 내 주변을 둘러싼 스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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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0. 2025
by
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