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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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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꾸러미
풀꽃의 일생, 놀라워라
노방초 경전 몸뚱아리 작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놓아버릴 생각만 하던 내가 갈라진 보도블록 틈새에서 허공 밀고 올라오는 작고여린 풀을 본다 자주내리지 않는 비여도 살아남은 저 끈기 끝끝내 몸 안 어디에 생의 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마침내 꽃을 피우는 것일까 어쩌다 횡포의 발에 짓밟힐 때에도 입 앙다물고 뜬 눈으로 올려다보는 눈 꺾인 뼈마디 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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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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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안
물 웅덩이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세상
눈이 녹은 후, 나는 보도블록 위에 생긴 작은 물 웅덩이를 발견했다. 발길이 멈춘 이유는 단순했다. 웅덩이에 비친 하늘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푸른빛을 내고 있는 하늘과 흩어진 구름, 나뭇가지들이 물 위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웅덩이 속 세상은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나뭇가지는 물결 속에서 찌그러졌고, 구름은 작은 바람에도 조각이 났다. 웅덩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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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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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야
숯불 위에서 타들어 가는
우리의 시간이 타들어 가고
엄마 아빠를 만나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또는 세 번, 어느 때는 한 번. 너무 오래 안 봤나 싶으면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는다. 너무 자주 봐도 너무 안 봐도 마음이 껄끄럽다. 엄마 아빠를 도로변에서 기다린다. 가게 앞에 보도블록이 파헤쳐져 있다. 안전모를 쓴 남자들이 땅을 고르고 보도블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 한창이다. 낮은 구름이 지나가고 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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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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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다행이다
성소기행을 갔다가 넘어져 무릎을 깼다 어깨도 다쳤다 헛디뎌 넘어질 때 하늘이 빙그르 돌았다 어느덧 1미리 보도블록 턱에도 넘어지는 나이가 됐다 옥도정기, 후시딘을 바르고 신신파스를 붙였다 열흘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통증이 줄어들었다 부러진데 없이 이만하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저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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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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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하루의 보도블록
보도블록을 새로 갈고 있다.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끼우고 양가에는 공간이 남는다. 그 공간에는 블록을 깨뜨려서 조각을 만들어 넣겠지. 그리고는 모래를 부어 빈틈없는 인도가 된다. 나의 하루는 매일 새로 갈고 있다. 출근과 퇴근이라는 큰 블록을 끼운다. 출근과 퇴근을 제외한 시간에 집안일, 덜한 일을 또 한다. 그리고는 하고 싶었던 일을 부어 빈틈없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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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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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이
별모양 틈새에 잡초
보도블록을 걷다가 불가사리 같은 것이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별모양균열에 잡초가 빽빽하게 나있다. 슬리퍼를 벗고 맨발로 풀의 감촉을 느껴본다. 뻣뻣하고 간지럽다. 블록-블록-별 풀-슬리퍼-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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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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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뮤하뮤
서서히 발걸음으로
오늘도 수많은 보도블록과 같이 일정하고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오늘은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내 본가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 거리에 사시는 할머니는 그녀의 아들이자 나의 아빠인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 나는 그런 두 모자를 오랜만에 보기 위해 장마가 훑고 간 바닥을 낡은 신발로 쭉쭉 밟으며, 양말에서 쿰쿰한 물과 냄새가 빠져나오는 것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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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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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자베스
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
Poem
잘못ㄹ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잘못 놓인 보도블록처 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 김조민 내가 뒤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고 두고 온 침묵이 생각났다고 부풀어 오른 어둠이 등을 떠밀었다고 단지 혼잣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발끝에 걸린 보도블록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아주 사소한 실수로 잘못 놓인 사각형은 자신의 모서리 하나를 허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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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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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보도블록과 엄마
사소한 것들이 거창해지는 순간
변화는 하루아침에도 일어날 수 있지만, 언제고 상황은 역전될 수 있다. 평범한 날들에 균열이 생긴 건 일본의 지랄맞은 보도블록 때문이다. 블록과 블록 사이에 높낮이가 달라 경계의 균열이 일어나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인도에 깔린 보도블록들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20°경사를 이루기도 하며 횡단보도나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는 살짝 홈이 파인 곳도 간혹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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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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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e
강박적 포기 근성
그릇된 관념을 이기는 방법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학교에 가고 오는 길에 항상 깡충깡충 뛰어다녔던 나. 단순한 어린아이의 장난처럼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의 나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보도블록의 선을 밟지 않으려고 애쓰며 뛰어다녔으니까요. 심지어 보도블록을 피해 찻길로 내려가 걷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었습니다. 가끔 선을 밟기라도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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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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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하찮은 즐거움
겨우 보도블록 하나
아스팔트로 된 횡단보도에서 흰색만 밟고 건너는 놀이는 놀랍게도 나만 해본 놀이가 아니다. 다 같이 하는 놀이도 아니고, TV나 인터넷에 퍼진 적도 없지만 나중에 얘기해 보면 다들 경험이 있다. 이 놀이에서 참가자인 ‘나’는 횡단보도의 검은색 부분은 밟으면 안 되고 흰색 부분만 밟아야 한다. 그렇게 가다 보면 언젠가는 검은색을 밟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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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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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람
안개 낀 날
너도 참 너다
얼마 전 안개가 정말 심하게 껴 길 위로 뿌옇게 차오른 날, 걸어서 출근을 하던 난, 길이며 도로를 잠식한 안개를 보며 보도블록을 세듯 느릿느릿 가고 있었다. 걷고 걷다 보면 커다란 횡단보도를 마지막으로 하나 남겨두고,저 앞으로 회사 건물이 크게 보인다. 그런데 그날은, 정말 건물이 통째로 사라진 것처럼 건물을 안개가 집어삼키기라도 했는지 아무것도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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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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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우
늙어지다
#16. 혼자 살아가는 중입니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데 툭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톡' 발이 걸려 몸이 앞으로 쏠렸다. 안 넘어지려고 애를 썼지만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헉!' 소리가 절로 났다. 넘어진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튀어나온 보도블록 높이는 겨우 1~2cm 정도에 불과했다. 저 정도 높이에 발이 걸려 넘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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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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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돌이
노각
김화연 신호등 앞 보도블록 좌판위에 지는 여름을 품은 풍경화 신문지 좌판 위에는 둥근 호박과 반쯤 붉은 고추, 깻잎 그리고 못생긴 노각 몇 개 놓여 있다 작은 잎 속에 숨어서 뜨거운 햇살, 비바람을 견딘 정화수 긴 시간을 견뎌온 이에게 인뇌의 시간을 소멸하며 내어준 속살 어느새 노인의 손에 쥐어진 노각 하나 서로의 손이 늦여름이다 지난 시간을 공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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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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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연
껌의 독백/이복희
나는 지금 가마솥 갱엿처럼 보도블록 위에 꺼멓게 들러붙어 있습니다. 입속의 혀처럼 머물 때가 나의 전성기였지요. 쩍쩍 씹히기만 하다가 펑 터질지라도 풍선이 되는 순간이 마냥 좋았습니다. 납작 엎드린 채 행인의 구둣발에 짓밟혀도 찍소리 못하는 신세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보도블록 사이에 뿌리내린 질경이의 질긴 목숨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한때 ‘껌 좀 씹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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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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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미 이 복 희
일본의 보도는 차도보다 2cm 높습니다.
휠체어가 가는 길에 막힘이 없고, 일본 거리가 깨끗한 이유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을 자주 여행하는 일본인이 ‘비위생적인 화장실’ 다음으로 고쳤으면 하는 것은 ‘평탄하지 않은 보도(* 주 1)와 일부 깨끗하지 않은 거리’다. “한국은 보도에 보도블록이 잘 설치되어 있고, 거리도 깨끗한데 무슨 이야기야?”라고 반문하시겠지만 일본과 비교하면 그렇지도 않다는 뜻이다. 간혹 초등학교 밴드에 도쿄(東京) 시내 모습, 天仁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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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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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천인
하필-왜 꼭
누가 주인인가
《하필-왜 꼭》 그 많은 땅 중에 하필何必이면 쓰레기통 앞에 싹을 틔웠니 보도블록 위에 잎을 키웠니 아니지 우리가 너 살 땅 옆에 쓰레기를 버렸지 너 쉴 땅 위에 시멘트를 부었지 하필이면 《벌레》 산 밑 우리 집은 여름마다 아우성 으악 날벌레 들어왔다 아빠 형아 누나 잡아줘 얘들아 잡지 말고 피해 벌레들 사는 곳에 우리가 들어온 거야 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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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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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피디
달팽이
나만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없는 듯 숨어있던 네가 모습을 드러내는 비 오는 날 비가 그친 줄 모르고 멀리까지 나왔다가 뜨거운 햇살에 집속에 몸을 숨기면 될 줄 알고 집속에서 잔뜩 말라버린 놈 인도에서 밟혀 보도블록에 무늬가 되어버린 놈 그쪽으로 가면 상추밭이 있는 줄 알았을까? 긴긴 도로로 진득한 액 남기며 기어가는 놈.. 나는 어떤 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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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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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away from
내 길을 찾아서
보도블록 위를 걷던 그날 조화롭게 놓인 길이 아름다웠지만 똑같은 블록들이 나를 쫓아와 실감 나게 인간 사회가 다가올 땐 똑같은 교육과 생활에 지쳐가는 내 마음을 찾을 수 없어 어디에선가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야 해 달라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 헤맬 때 하루하루가 지겨워지지만 끝없이 펼쳐지는 내 인생이야 보도블록들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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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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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
생의 축지법
춥지 괜찮아 춥지 않아 비 오는 보도블록에 비둘기 한 마리 종종거린다 눈으로 오는 마음을 쓸어 입으로 뱉어낸다 사람이 넘기는 마음 페이지 활자처럼 이리저리 산만하더니 거리의 사람이 뭉클 페이지를 넘긴다 바다에서 도시에서 산에서 생을 넘기는 사람들 책은 넘어가지 않고 빛바랜 쓸쓸함을 끄집어낸다 비는 내리고 비둘기 종종종 낯선 보도블록에 잠시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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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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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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