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학 가서 놀기만 해도 되는 걸까?
대학과 대학생활. 당장 공부하느라 바쁜 고등학생 여러분께는 현실감 없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길면 3년, 짧으면 5개월 후부터 시작될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CG로 가득한 영화 예고편처럼 고등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대학교에 대한 정보는 정말 단편적입니다. 당장의 눈앞의 공부와 고등학교 생활로 대학교에 대한 정보는 짤막한 SNS 카드 뉴스나 혹은 친한 선배에게나 들은 단편적인 이야기뿐이겠지요. 그러한 이야기들로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 혹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당장 몇 년 후, 대학교 입학과 함께 삶의 많은 것이 바뀌고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될 예비 대학생들을 위해 솔직한 대학생들이 쓰는 대학생활 솔직한 예고편,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것처럼 여겨지는 공부. 우리는 어른들에게 늘 그런 말을 듣습니다. “지금은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가서 놀아!” 대학 가면 살도 빠지고, 연애도 하고, 실컷 놀기도 하고 내 손으로 돈도 벌어서 즐겁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공부 열심히 하시나요? 좋은 대학에 가려면 당연히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학물들은 고등학교 단 3년에 그치지 않고 대학교 공부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대학생이 웬 공부?’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배움의 끝은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죠. 대학교 가면 어떻게 공부하는지 무엇을 공부하는지에 대해 이 칼럼에서 솔직하게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수강신청을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와 달리 정해진 시간표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수강신청을 통해 시간표를 만든다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강하고 싶은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총 2가지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졸업을 하기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커리큘럼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 학기에 들을 수 있는 수업 학점 수와 졸업을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들은 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수업들을 커리큘럼에 맞춰 듣지 않으면 졸업이 늦어지거나 다음 학년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한 학년을 3학기로 채워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들어야 하는 수업과 듣고 싶은 수업 사이에서 무엇이 더 좋을지 저울질하고 퍼즐 맞추듯 시간표를 만들고 나면 일단 첫 번째 단계는 완성입니다. 두 번째는 짜 놓은 시간표에 맞추어 수강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수강신청을 위해 아침부터 피시방에 가 대기를 하고 있으면 가끔 학교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수강신청 방법은 학교마다 많이 차이가 나는 편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역시나 빠른 손놀림이 중요합니다. 수강신청에 실패하면 애써 짜 놓은 시간표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신속, 정확한 클릭으로 원하는 수업을 사수해야 합니다. ‘수강신청 인원이 초과되었습니다’라는 창을 마주하게 되어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빠르게 교수님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내면 몇몇 교수님들은 초안지라는 수강 허락증을 끊어 주시기도 합니다. 초안지로도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없으면 수강신청 변경 시간에 스나이핑(다른 사람이 신청 취소하여 남는 자리를 빠르게 신청하는 것)을 통해 수업을 신청할 수 있지만 희박한 일이니 처음부터 수강신청에 성공하면 좋겠죠?
수강신청을 마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수업을 듣게 됩니다. 수업도 강의형, 실습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과제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고등학교 숙제랑 뭐 크게 다르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제는 포괄적으로 악명이 높은 팀 프로젝트, 보고서, 특별활동 등 굉장히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과제는 역시 보고서로 실험 수업에서의 실험과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실험보고서와 책을 읽는다거나 답사를 다녀오는 등의 활동에 대해 작성하는 보고서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중 어떤 주제에 대해 여러 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는 보고서 등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과생들이 듣는 수학, 과학 교양에서는 고등학교에서 했던 것처럼 문제의 풀이과정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형태의 과제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과제는 개강 후 2, 3주 후부터 몰아치더니 종강이 될 때까지 대학생들을 괴롭힙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과제를 전날 밤에 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 괴로워하니 미리미리 과제를 해두면 훨씬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 자기 주도 학습. 이 단어는 사실 대학생들에게 더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학이라는 공통된 목표 속에서 공부를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닦달하는 주위의 어른들은 대학에 가면 더 이상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십니다. 공부하라는 사람이 없으면 안 하고 싶던 공부가 하고 싶어 질까요? 하지만 공부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시험으로 평가하여 학점을 주기 때문이지요. 이제 진짜 자기 주도 학습이 시작됩니다. 누구는 두꺼운 전공서적을 요약하며 공부하기도 하고, 누구는 시험 전날에서야 처음 책을 피기도 하고 누군가는 또 미리 공부해놓은 부분들을 가볍게 흟고 기출들을 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학 공부에서 자기 의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의지가 부족한 사람은 성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학점이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생이 되고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자기 주도 학습은 어려운 만큼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자기 주도 학습을 해온 학생들과 학원, 과외로 공부해온 학생들은 당연히 차이가 나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고등학교의 자기 주도 학습이 아무 의미 없어 보이지만 대학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이 곧 모두의 공부법이 됩니다.
‘대학 가면 놀아야지’라는 생각은 힘들게 공부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대학에서는 공부보다 다양한 경험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대학은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노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학점과 여러 대외활동들을 위해 그 사이 경쟁에 치열하게 맞서 싸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치열하게 공부한 만큼 대학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공부와 즐거움의 적절한 균형을 잡아 이를 바탕으로 여러분들이 즐거운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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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솔직한 예고편 : 매일매일이 새로울 것 같지?] - 링크
[대학생활 솔직한 예고편 : 사춘기, 끝난 것 같지?] - 링크
[대학생활 솔직한 예고편 : 대학교 가면 공부 안할까?] - 링크 (본 칼럼)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