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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 Jan 27. 2016

성스런 언덕의 보헤미안들

Paris, 몽마르트르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스페인땅이 대부분인 산티아고 순례길.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그 여정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다.

비행기 도착시간과 생장피드뽀흐로 향하는 열차 시간에 텀을 두어 파리 시내를 잠시 둘러보는 식이다.

우리의 일정 역시 그랬고 유명한 에펠탑 또는 루브르 박물관과 세느강 정도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운명처럼 몽마르트르와 사크레쾨르, 그리고 파리의 뒷골목을 선택하게 됐다.


파리를 여행하고 온 사람들의 경험담.

"몽마르트르를 가려거든 집시들, 특히 팔찌장수를 조심하라"

사실이었다.



¶ 샤를드골 공항을 빠져나와서 도심으로 향하던 전철안. 창밖으로 꽤 눈에 익은 언덕 위의 하얀 성당이 스쳤다. "아, 저기를 가야겠다" 그렇게 계획에도 없이 전철을 갈아타고 지도를 검색하며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앙베르역. 몽마르트르 입구였다.

예약해 놓은 바욘행 기차시간을 맞추려면 남는 시간은 서너시간. 그렇게 계획에도 없던 몽마르트르와 사크레쾨르 성당을 구경하게 됐다.

언덕을 향하는 길. 드디어 그들을 마주치게 됐다. 팔찌장수들. 동양인을 만난 그들은 다짜고짜 달려들어 쏼라쏼라 대며 팔뚝을 잡아 끌었다. 빠흐동(Pardon:미안)을 외치며 달아나니 우리말로 "잠깐만요"를 외치며 쫓아온다. 눈 질끈감고 뿌리치며 겨우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말을 하는 집시라니.

듣자하니 일단 팔뚝에 실로 된 팔찌를 묶어준 뒤에는 팔찌값으로 10유로(당시환율로 14,000원)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그렇게 의식을 치르고 나면 한번쯤 봤을법한 언덕 꼭대기의 하얀 성당이 시선을 압도한다. 사크레쾨르다.

몽마르트르 언덕 위의 사크레쾨르는 기억속에 하얀 성당으로 남는다


언덕을 마저 오르면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몽마르트르의 전망대. 여기서 눈을 잠시 호강시킨 뒤 성당 안을 구경하고 뒷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성당 뒤쪽의 모습과 함께 두번째 종류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바로 거리의 예술가들. 언덕 자체가 워낙 아름다우니 그들이 이 곳에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터.

그리고 세번째 종류의 사람들은 이 곳을 터전으로 삼은 상인들과 관광객들이다.


몽마르트르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집시와 예술가 그리고 일상 속의 사람들. 모두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보헤미안의 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사람들을 몽마르트르로 불러모으는 걸까? 역설적이게도 성스런 언덕에서 진정한 자유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보헤미안에게 몽마르트르는 어쩌면 해방구인지도 모를 일이다.


[일정보기] http://brunch.co.kr/@by1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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