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고에서 내가 배운 것 #07
글, 이혜람(35회. 2016년 졸업)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공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재학 중이며 영일고에서 3학년 학년장을 맡았던 이혜람입니다. 저는 지금, 대학교 1학년이 돼서야, 영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 사무치게 자랑스럽고 큰 행운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 중 1명입니다. 저는 교육자이신 부모님과 영일고 졸업생이었던 친오빠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 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런 제가 (1) 영일고등학교에서의 어떤 활동이, (2) 지금 제 삶에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교수님들, 친구들에게 영일고를 얘기할 때면 항상 반응이 이렇습니다. -
“도대체 그 학교가 어디야? 어떻게 그런 학교가 있어?”, “유럽에서 학교 나왔니? 대안학교 나왔니?” 그러면 이제 저는 “아니요, 포항의 일반 비평준화 사립고예요.”로 답을 시작합니다. 위의 질문을 지금 본인이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읽어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 시대에,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지혜,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 질문 능력 향상’이 현 인류가 지향해야 할 교육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 교육이 하브루타식 토론 수업, 질의응답 시간, 발표식 수업들이 있던 영일고에서는 가능했고, 저는 그렇게 선생님들께서 지어주신 ‘질소’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항상 ‘왜?’라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앗테네'는 제가 입학한 지 30일 만에 만든 토론동아리고요, 놀랍게도 전국 교대에 순수 토론동아리는 저희밖에 없습니다. (웃픈 사실..) 그래서 구글에 ‘교대 토론’ 치면 저희가 맨 앞에 나옵니다. 이 동아리의 첫 홀씨는 당연 영일고의 독서토론동아리와 하브루타 수업이었습니다. 사실 매주 ‘철학하라’ 독서토론, 전과목 토론식 수업, 질의응답 시간, 3학년장 등 많은 프로그램과 활동들이 너무 좋았고, 나를 엄청나게 성장시켜 주었기에, 또 토론을 한다고 동아리까지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토론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에 문제 제기를 하며 만들었지만, 그 문제의식의 바탕도 영일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행동하는 지식인을 표방하며, 전국 교대의 토론 동아리 활성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토론 활성화를 위해 계속해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일단 전과목 토론,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한 발표식 수업을 겪은 영일고 학생이라면 대학생 때의 파워포인트 제작과 발표는 그냥 개이득! 꿀!입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을 활용해 선생님께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것이 거리낌 없었던 경험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불 켜진 교수님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같이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동아리를 만들 수도, 삶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무한한 용기를 주었습니다. 또 질문, 발표 , 토론으로 다져진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습관은, 저로 하여금 대학교에 와서 스스로 ‘왜?’를 던지며 공부하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가도록 했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보니, 공부를 해야만 하기에 강제로 했던 것 같은 친구들은 학교 수업 외에 다른 것을 하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발적으로 명사분들의 강연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고, 교내 학생회장님과 매주 책 토론을 하며 저를 성장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월드비전 세계시민 교육 강사, 해외 봉사, 사회적 경제 교육, 청년단체 활동, 창업 포럼 등으로 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학을 배우면서, 영일고등학교의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체제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분들만 오신 교육포럼에 가 보아도, 교육감님께 질문을 해보아도, 대한민국 입시의 대안을 이미 영일고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를 보면 강의 듣기의 효율성이 5%, 서로 설명하기가 90%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교육, 행복한 교육을 꿈꾸지만 입시라는 평가에 막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영일고의 체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효과적 학습인 것 같습니다.
영일고 얘기를 들은 한 수학 교수님은 어느날 갑자기 “이제부터 하브루타를 해보자!" 하시더라고요. 얼마 못 가긴 했지만, 웃겼습니다. 하하.
[사진 설명]
*왼쪽: 월드비전 필리핀 해외사업장 현지
*오른쪽: 친한 사람들끼리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가서 밤새도록 미친 듯이 놀았을 때
큰 꿈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 영일고등학교에서 비전 프로젝트로 진로 수업과 함께 꿈을 그리고, 다양한 직업인 분들을 초청하여 아카데미 등을 열었던 것. 신기하게도 비전 프로젝트 발표대로 전 결국 교대에 입학했습니다. 그 활동이 이번에 저희 학교 글로벌 교류원 교수님들과 토론 동아리 앗테네가 연합하여, 같이 교대 졸업 후의 다양한 진로를 위해 초청 강연회를 여는 것으로 다시 꽃 피워졌습니다. 교/사대 졸업하신 분들, 다양한 유명인사 분들을 초청하여 진취적 동기부여와 발전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아마 영일 교육에서 얻은 사고와 경험, 가치관들이 여과 없이 발현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설명]
*왼쪽: 보령 머드축제에 동기 언니들과 갔을 때
*가운데: 친한 언니와 공주 금강공원에 놀러 갔을 때
*오른쪽: 통일 선봉대 활동 후 교대련 캠프로 '전쟁과 여성 박물관'에 갔어요.
영일고등학교는 입시 외에 정말 다양한 경험들을 직접 하고, 자소서와 생기부에 녹여낼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이런 전과목 토론식 수업 등 영일고만의 특색을 잘 살리면 유리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저의 고등학교 생활을 돌이켜보면 사실 ‘공부’밖에 눈에 보이지 않아 많은 것들을 포기했던 생활을 했습니다. 때문에 얻는 것도 많았지만 잃은 것도 많습니다. 여러분은 조금 더 많은 것들을 챙기시고, 그것들을 활용해서 대학에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대학에 가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영일고인이 되셨으면 합니다!
[사진 설명]
*왼쪽: 고3 때 매일같이 쓰던 플래너.
*가운데: 영일고 졸업식날 은선이랑 같이 찍은 사진
*오른쪽: 영일고 졸업식날 감회에 젖어 상장과 추억들 다 모아 본 것
글, 이혜람(35회. 2016년 졸업)
영일고 교장선생님으로부터는 영일고의 보석이라는 말을 듣고, 공주교대 교수님으로부터는 공주교대의 꽃이라는 말을 들음. 그래서 이제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모티베이터(motivator -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편집자 주))가 되고 싶음. 사회적 경제와 교육을 연합하여 꿈을 찾아나가는 모티베이터가 되기 위해 달리는 이혜람, "흥혜람!"입니다.
<졸업이 싫었어> 프로젝트는 영일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 미래의 의미 있는 삶을 준비하고, 더 넓고 따뜻한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