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2일 오전 9시, 질병관리본부 소장 오영택이 국내 코로나 19의 종식 선언을 하였다. 이어서 오전 11시, 대통령의 공중파 선언을 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0단계’가 시행됐다.
“대한민국의 방역 시스템은 정말 믿을 수 없다. 그건 완벽히 짜인 거짓말이거나 엄청난 국민의식의 집합체이다.” 일본의 신문사 UMARU에서 발췌된 기사의 일부이다. 일본의 전 총리, 아베 신조 역시 축언을 전해왔다. 현재 일일 확진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과 1500만 명을 기록 중인 유럽 역시 한국의 방역 시스템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주식시장에선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기기 및 방역 도구들의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SNS에서는 “당신의 하관은.”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마스크에 가려져 알 수 없던 자신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이 캠페인은 20~30대의 젊은 층들을 기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불태우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등, 과격한 내용들이 포함된 영상들 역시 인기 랭킹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이제 감기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명 포스트 코로나 세계죠.” 국제보건기구(WHO)의 코로나 19의 판데믹 선언 후 일본의 유명 학자 히키가야 하치만(比企谷 八幡)의 발언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생화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여 ‘역시 현 보건 시스템은 잘못됐다.’ 및 ‘생체 바이러스, 폭발한다’와 같은 유명 저서들을 발행한 히키가야 박사의 발언은 코로나 19 발생 초기, 많은 학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의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 많은 나라들은 코로나 19 종식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실제로 이미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도입한 필리핀과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에선 일일 확진자의 수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코로나 19 종식 선언 전에도 몇 번의 비슷한 선언들이 있었다. 5월 17일 스웨덴의 종식 선언. 6월 3일 뉴질랜드의 종식 선언. 그리고 8월 20일 중국의 종식 선언. 하지만 스웨덴 시골 지역에서 시작된 재확산은 현재 유럽의 일일 확진자 수 1500만 명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중국 역시 단지 정부의 통계치 은폐일 뿐이라는 음모론이 SNS를 기반으로 나돌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종식은 이론적으로 말이 안 된다.” 국제보건기구(WHO)의 부총장 숨야 스와미나탄(Sumia Swaminathan)의 발언이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현 종식 선언을 마음 놓고 즐길 순 없을 노릇일 테다. 단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잠시 찾은 평화일 뿐. 우리 역시 스웨덴과 같은 결과를 맞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조금은 눈여겨보며 겨우 되찾은 우리의 일상을 즐기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