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돌의 책 글 여행 Feb 07. 2022

'헤르만 헤세'의 음악 이야기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김윤미 옮김, 북하우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한다. 작품은 곧 작가의 얼굴이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얼굴을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작품으로 떠올린다. 청소년기에 만난, 소설 속 주인공의 사춘기 갈등과 방황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다. 현실에서 위로받지 못한 외로움과 고독감을 주인공의 삶 속에서 위로받았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헤세'언어는 건반을 두드리듯 아름다운 선율로 내 마음을 두드.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라는 책을 읽으며,  시절  마음을 어루만져 주던 언어 속의 선율 떠올렸다.



그것이야말로 음악의 비밀이다.
음악이 그저 우리의 영혼만을 요구한다는 것, 하지만 오롯이 요구한다는 것 말이다.
음악은 지성과 교양을 요구하지 않는다. 음악은 모든 학문과 언어를 넘어 다의적 형상으로, 하지만 궁극적인 의미에서 항상 자명한 형상으로, 인간의 영혼만을
끝없이 표현한다.(176쪽)



헤르만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화가이다.  음악 예술에 대한 애정이 특별히 깊다. 그의 문학 세계는 '악보 없는 음악'이라 불릴 정도로 음악의 정신이 깊게 흐른다. 신간 도서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는 그가 일평생 음악에 대한 쓴 글을 묶어낸 책이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글 중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중요한 텍스트들을 아우른다.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한 부분은 자율적 작업들을 모은 것으로 이 작업들 안에 음악적 체험들을 대개 단상이라든가 중단편 소설들, 회상과 시 등에 담았다. 다른 한 부분은 서신이나 서평, 연구 문헌 등에서 발췌해 연대기 순으로 배열했다. 생에 걸쳐 이루어진 헤세의 음악 탐색을 증빙다.



나는 음악에 대한 이해 않은 사람이다. 음치에 박자치다. 음악 시간이 즐겁지 않았다. 노래방 가는 건 당연히 싫어했다. 그럼에도, 마음이 이끄는 대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다. 어린 시절, 시골집 마루에 앉아 듣던 추억의 팝송이 귓전을 맴돈다. 언니 오빠가  또래 친구들이랑 모여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막춤을 추던 풍경도 떠오른다. 어느  날엔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 집에 모여 장고와 북, 꽹과리를 노래 부르고 춤을 추었다. 나는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소리와 흥, 가락을 즐겼다. 20대 초반, 뜬금없이 가야금, 거문고 소리에 꽂혀 테이프를 사모으기도 했다. 그밖에도 샹송, 피아노 협주곡 등 일상에 음악이 함께 했다.  또한 '헤세'처럼 음악 위에 글을 써왔던 건 아닐.



모차르트, 바흐, 쇼팽, 베토벤, 슈만, 슈베르트...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라는 책을 읽으며 지나온  삶의 흔적들을 음악 위에서 재회했다. 그의 음악적 취향을 따라가며 나의 취향도 덩달아 읽혔다. '헤세'자전 소설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소설가 '헤세'를 음악적인 삶 위에서 만나 새롭게 이해했다. 시공간을 넘어 그와 함께 독일의 거리를 걷고 연주회장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며 취향을 나누는 상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일상의 예술, 음악 위에서 추억을 음미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음악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경탄을 바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다. <헤르만 헤세>



 ※ 이 책은 출판사 <북하우스>로부터 협찬받아 읽고 직접 쓴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속의 한 줄이 주는 위로와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