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 쿳시, <추락>, 동아일보사, 2004
쿳시는 <추락> 등 주요 작품을 통해 현실밖에 선 사람이 놀랍게 현실에 관여하게 되는 양상을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해 왔다. 쿳시의 작품은 정교한 구성과 풍부한 화법으로 잔인한 인종주의와 서구 문명의 위선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진지하게 의심해 왔다." -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서
그가 운전한다. 놀랍게도, 루시가 집으로 가는 도중, 중간쯤에서 불쑥 얘기를 꺼낸다.
"그것은 너무나 개인적인 일이었어요. 그들은 제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것처럼 그 일을 하더군요. 무엇보다도 그것 때문에 간담이 더 서늘해지더군요. 나머지는... 예상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저를 왜 그렇게 증오했을까요? 저는 그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그는 더 기다린다. 하지만 더 이상의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가 마침내 설명한다.
"그것은 역사가 그들을 통해 말을 하기 때문에 그래. 죄악의 역사가 말이다. 도움이 된다면, 그런 식으로 생각해라. 그것은 개인적인 것으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게다. 그것들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지."
(2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