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2017
아무리 나빠도 우리는 움직인다.
아무리 좋아도
절대에 가닿지 못하는,
안식할 곳 없는 우리,
언제나 멈춰 있지 않아, 더 가까워진다.
(p.345-346)
나는 왜 50년이 넘도록 뉴욕에 남아 있는 걸까? 내게 그토록 강렬한 설렘과 떨림을 준 곳은 서부, 특히 남서부였는데? 이제 뉴욕에는 많은 인연이 생겼다. 돌보는 환자들, 가르치는 학생들, 정든 친구들, 그리고 내 정신과 상담의 까지. 하지만 뉴욕에서는 캘리포니아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아보지 못했다. 내가 품는 향수의 대상은 장소만이 아니라 젊음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지금과는 달랐던 시절, 사랑에 빠졌던,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시절. “미래가 내 앞에 있어.”
(p.148-149)
우리 둘 다 비슷한 가족 배경과 비슷한 학교 배경, 동시대 같은 문화의 산물이었다. 이런 공통점 덕분에 우리에게는 특별한 연대의식이 형성되어 서로의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우리 둘 다 1960년대에 캘리포니아라는 신세계로 들어왔고, 이로써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전혀 예측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진화와 성장의 여정에 닻을 올린 사람들이었다.
(p.345-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