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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Aug 11. 2015

함께라서 행복해

   

요가에서 호흡과 아사나 그리고 명상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첫 수업을 시작하는 회원들에게 요가매트를 선물로 걸고 퀴즈를 냅니다.  

답은 거의 다 아사나 (동작) 이라고 답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요가의 인식이 눈으로 보여 지는 동작에서도 유연성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호흡, 동작, 명상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요가이기 때문에 정확한 답이라고 할 수 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굳이 뽑자면  ‘호흡’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가 수련을 오래 하다보면 세 가지 요소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깨달아갑니다, 처음에는 잘 쓰이지 않았던 근육들이 육체적 단련을 통해 단단한 몸과 반복되는 동작으로 유연성이 길러집니다. 또한 호흡을 통해서 오는 편안함은 명상으로 이어지고 명상을 통한 무한한 정신력의 깊이를 경험하며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고요한 감정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육체적 , 정신적, 감정적으로 바뀌어가는 내 모습을 만나는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곤 합니다. 이것이 제가 요가를 좋아하고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0,000km를 날아가는 새를 아시나요?  

   

아주 멀리까지 여행을 하는 새가 기러기라고 합니다. 기러기는 몸통도 튼실해 보이고 날개도 큰데 별로 튼튼한 새가 아니라고 하네요. 심지어 날개까지 약하다고 합니다.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와 날갯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아갈 때보다 무려 71% 쉽게 날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내지요. 끼룩끼룩~~ 이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들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소리라고 하네요. 기러기는 40.000Km의 머나먼 여정을 서로 의지하며 날아갑니다. 만약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 이탈하여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수 있을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까지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들은 ‘혼자’보다‘함께’가 더 힘이 나고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접했을 때, 요가를 하는 수업시간의 모습과 기러기의 무리가 아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요가 수업시간도 앞에서 지도자가 이끌며 에너지가 높은 사람들이 에너지 약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함께 할 때 훨씬 지치지도 않고 어려운 동작도 시도 해 볼 용기가 나거든요.      


 

처음 요가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기러기의 지혜를 빌어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요가를 혼자 집에서 수련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3년 정도 쉬지 않고 요가를 하신 분들이 가능하다 생각됩니다. 특히 막 시작하신 분들은 동작을 하며 호흡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하는 요가가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작을 하면서 힘이 들면 대부분 숨을 참고 있는데 스스로는 잘 모릅니다. 지도자에게 배운 자세를 집에서 혼자 해보려하면, 수련장보다 몸이 더 뻣뻣하게 느껴지고 아까 했던 동작도 안되기 일 수입니다. 동작도 비슷하게 기억을 끄집어내어 해보지만, 자신이 몸이 틀어진 방향으로 지극히 편안하게 아프지 않을 만큼 적당히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흡과 동작이 한 호흡 (들숨과 날숨)처럼 편안해지고, 몸의 균형감각과 유연성, 그리고 근력이 붙은 후, 모든 동작이 정확히 사진처럼 내 머릿속에서 선명히 저장 되어 있을 때 혼자 수련을 하세요.  


         

저와 2년 반 정도 요가를 하신 회원님이 저에게 보낸 자작시와 카톡의 내용입니다.   

  

내 마음에 그려 넣은 초록 매트

그 매트 위에 홀로 선다.

몸도 하나, 마음도 하나, 매트도 하나.

우리 한 몸이 되어 땀으로 승화한다.

내 누워 있는 곳.

그 무엇을 상상해도 

난 평화롭다.   

  

아마 지난 번 매트에 대한 글을 읽으시고 매트에 섰을 때 느낌을 적어 보신 게 아닌가 싶네요. 

     

이 분은 요가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저에게 톡으로 보냈습니다.     


손에 힘을 주고 몸 쪽으로 다리를 당기게 되면 즉, 무릎에 힘이 집중되어 무릎이 펴지지도 않고 손과 반대쪽으로 힘이 들어가며 허벅지, 종아리 뒤쪽만 당기고 상체도 휘어지게 됨. 해결방법은 무릎을 편 상태에서 복부에 힘을 주고 집중해야 발과 손의 반발력이 안 일어남.     

그래서 어떤 아사나를 하던 반발력을 50:50 이상으로 하면 힘들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요가를 하기 전 마음을 다스리는 건 마음의 반발을 없애기 위한 준비단계인 것 같습니다. 마음이 준비 안된 상태에서 몸까지 반발이 일어나면 부상을 입은 것 같네요.  

   

그렇지요. 또 몸이 가지고 있는 습과 마음에 가득 찬 각자의 그 무엇을 비우지 않는다면 몸은 새로운 동작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음은 요가를 통해 얻은 새로운 에너지를 채울 공간이 없겠죠.    

 

이제야 그걸 깨달아가니 어리석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깨달아가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셔야죠.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이 몸과 마음을 또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오늘 새벽 수련을 할 때 조급해 하지 않고 호흡과 몸에 집중해서 하다 보니 통증도 줄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다른 때는 시간과 아사나 횟수만 채우기 위해 서두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그 정도로 자신의 몸과 마음까지 헤아리실 줄 안다면 혼자 수련의 참 맛을 아시겠네요.     

이렇게 한 번 씩 받는 메시지가 기러기가 리더에게 보내주는 응원소리처럼 저에게는 힘이 되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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