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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f's Table 정관 스님과 가을 요리여행-1

전라남도 백양사 템플스테이

by Silvermouse

드디어 지난 주말, 이번 한국 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백양사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이 여행이 기다려졌던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그리웠던 시간인 나 혼자 여행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사찰 음식으로 유명하신 정관 스님의 쿠킹 클래스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죠. 정관 스님은 요즘 잡지나 신문 기사에도 많이 나오시지만, 사실 외국에서 더 유명하신 분이에요. 저도 미국에 있을 때 Netflix 요리 프로그램인 Chef's Table을 보다가 이 분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다가 우연히 이 분이 계신 백양사에서 1박 2일 템플 스테이를 하면 정관 스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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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백양사는 처음 들어보는 절이라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떠나기 이틀 전, 교통편 알아보다가 전라남도 내장산에 있는 유명한 절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서울에서 출발하면 차로는 4시간, 기차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어요. 기차는 빠르긴 하지만 정읍역까지밖에 안 가기 때문에 그곳에서부터 또 백양사 입구까지 40분 정도 지역 버스를 타고 가야 돼요. 지난주 주말에 대구에 갔다가 서울 올라오는 길에 7시간 넘게 경험을 한 덕분에 이번엔 고민 없이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전국이 단풍철이라 용산역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좌석을 고르고 말 것도 없이 그냥 시간 맞춰 갈 수 있는 1 좌석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였죠. 원래는 새벽 5시 50분 기차 티켓밖에 못 구해서 그냥 템플 스테이를 포기해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운 좋게 9시 기차 티켓을 한 장 손에 쥘 수 있었어요. 예전엔 기차 안에서 따뜻한 커피와 과자를 판매하셨던 것 같은데 이젠 더 이상 그 서비스가 없어졌나 봐요. 출발 전 부랴부랴 카페로 뛰어가서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을 사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집에서는 진도를 나갈 수 없던 책 한 권 펼쳐 들고 기차가 용산역을 천천히 빠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아, 나 홀로 여행 시작이구나, 벌써부터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직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 아이를 돌봐야 된다는 책임을 제 어깨에서 좀 내려놔줄 내 가족들이 있는 시간, 그게 정말 저에게 필요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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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멋진 여행이 또 있을까, 템플 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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