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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잠들기 전에 하면 좋은 루틴 만들기

3. 무엇(what)을 루틴화 할 수 있는가?

by 신영환 Dec 10. 2021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도 중요하지만, 사실 루틴의 마무리가 좋아야 다시 활기차게 루틴을 시작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려면 일찍 잠에 들어야 하고, 자다가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숙면에 방해되는 요소나 환경에 심하게 노출되어 숙면을 잘 취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교사로서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졸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학생들이 보이면 대체로 개별 상담을 요청해서 이유를 물어보곤 한다. 대부분은 둘 중에 하나다. 새벽까지 안 자고 공부했거나, 유튜브나 게임 중독으로 밤샌 경우다.      


전자의 경우 학생 본인은 밤새며 공부했으니 괜찮다고 합리화하며 졸고, 자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하지만 자연이 요구하는 바이오 리듬과는 맞지 않는 루틴이 생겼으니 나중에는 건강이 악화되거나 불리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수능 시험은 낮시간 동안 치러야 하는데 낮에 계속 졸려서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공부 루틴을 유지하는데 독이 되는 심각한 상태다.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싹이 자라서 무성한 나무가 되어 뽑아내기 힘들어지기 전에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꼭지인 <루틴 강화와 가지치기의 중요성>에서 다루기에 문제 제기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대신 어떻게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것이다.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서 ‘행복의 척도는 얼마나 성공했는가 보다는 밤에 숙면을 충분히 취하는가에 있다. 성공하고도 밤에 잠 못 자는 불행한 분들이 세상에는 놀랍게도 많다.’라고 하며 숙면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소개했다.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기 위해 필수인 숙면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머릿속 걱정들을 정리해보기     


“걱정이 많아서 잠을 못 주무신다면 15분 동안만 집중해서 모든 걱정을 종이에 한 번 적어보세요. 머릿속이 정리되면서 마음이 편해져요.”     


실제 우등생들은 자기 전에 다음 날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단순히 일정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하루 중 있었던 일에 대해서 글로 적어가며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플래너를 마치 감정 쓰레기통처럼 사용한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글로 생각이나 감정을 풀어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나사렛대학교 이봉희 명예교수는 ‘저널테라피’라고 불리는 글쓰기 치유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선 저널은 정신적, 육체적 감정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성찰적 글쓰기를 말한다. 그런데 저널은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 일기 형식의 자유로운 글쓰기이기에 글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목소리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방법으로 복잡한 생각이나 감정을 해소할 수 있고, 두려움과 상처 등을 치유할 수 있게 된다.           



2. 감사한 일 세 가지 찾아보기     


“하루의 끝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감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습니다.”    

 

《기적을 만드는 감사 메모》를 쓴 엄남미 작가는 자기 전에 하루에 감사한 것 세 가지만 적어보라고 했다. 사소한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긍정적인 마음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멘탈이 갑인 수험생들을 보면 이런 식으로 간단한 방법을 이용해서 긍정의 상태로 잠을 자려고 노력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도 자기 전에 기분 상태가 얼마나 숙면에 영향을 주는지 자주 경험한다. 자기 전에 행복한 기분으로 잠든 아이는 밤에 깨는 일이 거의 없다. 반면 자기 전에 지나치게 감정을 소모하거나 울다가 잠들면 새벽에 꼭 깨어나서 흐느끼며 우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잠들기 전 감정 상태가 숙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 세 가지를 적으며 긍정적인 감정 상태로 잠들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3. 책을 읽거나 잔잔한 음악 듣기


“블루라이트가 나오는 핸드폰이나 텔레비전은 숙면 호르몬 멜라토닌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미디어 노출이 심한 현대인들은 특히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한다. 그런데 많은 연구에서 전자 기기의 불빛이 수면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불빛(블루라이트)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숙면을 방해한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이런 기기들을 침실에서 없애고 적어도 잠자기 한 시간 전부터는 기기 사용을 피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다.     


책을 아무리 좋아하는 나도 자기 전에 독서를 하면 나도 모르게 하품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고요한 밤에 조용히 글자를 눈으로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정적인 상태가 된다. 정적인 상태로 옮겨간다는 말은 부교감 신경이 슬슬 발동을 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 잘 모를 것 같아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겠다.     


낮에는 우리 몸에서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밤에는 교감신경은 휴식하고 부교감 신경이 발동한다. 우선 교감신경은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생존을 위해 발달했다.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감정이 격해지거나 흥분 상태가 된다. 반면 부교감 신경은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긴장과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여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또한 몸속을 살펴보고, 고장 난 곳은 고치고, 다음 날 활동에 대비해 몸과 정신을 보수 및 유지한다. 그런데 이 부교감 신경이 제대로 발동하려면 숙면이 대전제가 된다. 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새벽 5시에는 다시 부교감 신경은 휴식기에 들어가고 교감신경이 깨어난다고 한다.     



4. 형광등보단 은은한 조명 켜기


“잠자기 두 시간 전부터 조도를 낮춰놓으면 몸이 잠을 잘 준비를 합니다.


이 부분은 2장. 어떻게(how) 루틴화 할 것인가의 여덟 번째 꼭지인 <언제 할 것인가?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애소 다뤘듯이 지구 상의 생명체는 생체리듬이 있는데 햇빛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조명을 점점 어둡게 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낮과 밤의 길이와 같은 빛의 밝은 정도를 감지해서 합성되고 사람의 생체리듬을 조절하여 자연적인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 집에서 아이들의 수면 시간 루틴을 만들어주기 위해 조명을 달리하여 실험한 적이 있다. 아이들의 취침을 유도하기 위해서 밤 8시부터 서서히 조명을 하나씩 줄여가며 밤 9시가 다가올 때까지 책을 읽어주었는데, 마지막에는 은은한 색깔 조명만 남겨보았다. 다른 경우는 밤 9시까지 계속 똑같이 밝은 조명을 켜 두었다가 갑자기 불을 끄고 잠자러 방에 데리러 들어갔다. 둘 중에 전자의 경우로 환경을 조성했을 때 실제 아이들이 더 빨리 잠에 들었고, 후자의 경우에는 계속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 수면과 조명이라는 상관관계를 알 수 있는 가정 실험이었다.          



5. 술 안 마시기


“술을 마시면 자다가 새벽에 깨서 다시 깊은 잠을 들기 어렵게 만듭니다.”    


수험생이라면 아직 10대라서 이 부분이 공감이 안 될 수 있기에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자 한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느라 잠을 쫓기 위해 많은 수험생이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 알코올 성분과 마찬가지로 이런 카페인 음료는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더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나중에 쓸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빚진 잠에 시간을 양보해야 할 것이다. 실제 고3 초반에 하루에 2시간만 자고 생활하겠다고 이렇게 카페인 음료를 마셔가며 공부한 수험생은 일주일 후부터 오히려 수면 패턴이 무너져서 버렸고, 심지어 위염이 와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마시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기 전에 먹는 음식에 대해서도 말하고자 한다. 자기 전에 맵거나 기름진 음식은 위산 역류 같은 문제까지 생기게 하니 저녁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우리나라는 야식 문화가 발달해서 치킨,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을 밤에 자주 시켜 먹는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서 출출하니까 이런 식으로 야식을 먹게 되는데, 적어도 자기 두 시간 전에 가볍게 식사하고 몸이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숙면에 방해되지 않는다.          



6. 샤워는 따뜻하게, 잠들기 90분 전에 하기


“따뜻하게 이완된 몸이 식으면서 잠에 쉽게 들게 합니다.”    


따뜻한 물이 좋은지 찬물이 좋은지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는데, 쉽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졸릴 때 찬물로 세수하면 잠이 깨는 것처럼 강한 자극은 오히려 잠을 달아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뜨거운 물도 마찬가지로 강한 자극이기 때문에 적당히 따뜻한 물로 할 필요가 있다.     


따뜻한 물은 약 40~42도 사이의 물을 의미하는데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의 물을 말한다. 따뜻한 물은 우리 몸의 근육 긴장을 풀어주어 편하게 숙면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런데 샤워 시간은 너무 길어도 안 되고 약 10분 정도 샤워하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이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거라 믿는다.       

   


7. 방 온도는 약간 차갑게 하기


“공기가 더우면 숙면을 방해합니다.”     


공기가 더우면 숙면을 방해한다. 더운 여름철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너무 더우면 자다가 깬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자다 깨는 것은 결국 숙면하지 못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잠이 들면 체온은 깨어있을 때보다 0.3℃ 정도 낮아진다. 이렇게 온도가 낮아져야 뇌를 비롯한 신체 장기가 휴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뀐다. 그런데 다시 온도가 높아지니 몸은 더 이상 휴식 상태가 아닌 게 된다. 물론 너무 추워도 깨는 경우가 있으니 방 온도도 적당히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숙면을 위한 7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잠들기 전에 하면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을 같이 알아봤다. 한 가지만 더 추가해보자면, 너무 격렬한 운동은 숙면에 방해되니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운동은 근육을 손상시키고 젖산을 분비시켜 우리는 더욱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자다가 오히려 근육 통증으로 잠에서 깰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격렬한 운동도 피하도록 하자.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사람이 하루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지게 된다. 사람이 정상적으로 활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잠을 잔다는 것은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어 암세포나 바이러스 등의 면역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그러니 건강을 위해서라도 공부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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