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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Feb 18. 2020

개발자라는 직업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발자 청춘 상담실 #2


*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도, 우리는 코딩을 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0514084



스타벅스에서 상담을 요청한 자바 개발자



안녕하세요! 훌륭한 개발자님


"지혜롭지 않은 사람과 어울리기엔 우리 인생은 너무 짧다"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



 관계라는 건 참 어려운 거 같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리스트를 작성하고 가져가야 할 물건을 수 백번 새겨내도 결국은 머나먼 땅에서 두고 온 물건이 생각나는 거처럼 내가 아무리 잘하고 조심한다고 해도 아무 이유 없이 나를 해하는 사람은 꼭 생기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나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면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참을 수 없을 텐데 감정적으로 나서지 않고 화를 우선 내일로 미루어서 다시 한번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진입장벽은 낮을 수 있습니다.


 개발자라는 직업은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진입장벽이 낮다는 표현도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일자리는 매우 많지만 개발자를 하려는 사람은 적습니다. 물론 컴퓨터 관련 학과에서는 매년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부족한 숫자를 채우기 위해 국비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전공과 상관없이 개발자를 양성합니다. 이런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개발자라는 직업이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주기도 합니다.

 가끔 저는 집에서 스테이크 요리를 즐겨 만듭니다. 키친 타올로 소고기의 핏물을 잘 닦아준 후에 올리브유를 앞 뒤로 잘 바릅니다. 그리고 로즈메리를 올려두고 랩으로 감아 하루정도 냉장고에 숙성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굽기 30분 전에 상온에서 꺼내놓은 상태로 소금을 뿌려서 기다리면서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굽니다. 이때 사용하는 기름은 올리브유가 좋고 프라이팬이 살짝 잠기도록 부어줍니다. 그 팬이 뜨거워 연기가 올라올 때 스테이크를 굽는데 이때 한쪽 면이 충분히 타도록 굽습니다. 대략 시간은 3분 이상이면 더 좋습니다. 그렇게 앞뒤로 충분히 태워주고 고기를 건져서 썰지 않고 잠시 두어 육즙을 가둔 후에 썰면은 호텔 부럽지 않은 스테이크가 완성됩니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직접 요리를 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는 합니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양식 요리사가 되는 건 아닙니다. 우선은 충분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 요리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요리를 만들면서 노하우를 쌓아갑니다. 그리고 손님 요구에 맞게 변형하는 능력을 가졌고 항상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실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숙련된 요리사는 이미 요리가 손에 익었기 때문에 실수가 적고 저처럼 매번 순서를 헤매지 않고 매번 정확히 요리를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가 존재합니다.

 개발도 이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1인당 다수의 PC를 가지고 있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또 수많은 컴퓨터 학원에서는 남녀노소 코딩을 배우고 있습니다. 가끔 학생들이 만든 HTML 페이지를 보면 살력과 아이디어에 감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프로그래머가 되는 건 압니다. 특히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는 건 프로가 아니면 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요리를 하지만 모든 사람이 요리사가 될 수 없는 거처럼 개발자도 역시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경력직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가 되었다고 해도 많지만 경력직 개발자로 살아남는 거 또 다른 문제입니다. 코딩은 처음에는 쉽게 재밌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매우 어렵고 복잡합니다. 그리고 코딩 능력도 중요하지만 논리적인 생각을 하는 힘과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협업을 위해 의견을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마음까지 필요로 합니다. 또한 주어진 일을 끝까지 철야를 해서라도 완수해야 하는 체력과 책임감도 필수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경력직은 이 모든 걸 이겨낸 사람들입니다. 코딩이라는 타이핑을 흉내 내는 건 쉬울 수 있지만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 경력직 개발자가 되기까지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직업입니다.


화를 내세요.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중견기업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경력직 개발자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라면 화를 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도 없이 개발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사 비난하는 분에게 화를 내었고 그 후로는 다행히 비난도 듣지 않게 되었고 인연도 끝을 냈습니다. 내가 평생 자랑스럽게 해오던 일에 대해 비난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일화를 들어보면 은퇴 후에 실력이 남아 있냐고 비아냥대는 고등학교 유망주를 밤새도록 일대일 농구로 처참하게 밟아버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격적으로도 성공한 유명한 스포츠 영웅도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참을 수 없던 것이죠. 내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는 개발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이미 빛나고 있습니다.


개발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납니다. 

누구보다 잘해왔고 자랑스럽게 여기셔도 됩니다.

목소리를 내세요. 나는 잘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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