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여름 낭만집
여름은 언제나 갑자기 시작됐다.
교복 위로 스며든 땀,
창가에 오래 머무는 햇빛,
말없이 들이마신 바람의 맛.
누군가는 그걸 계절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감정이라 불렀다.
나는 그 사이 어디쯤에서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들을 오래 품었다.
우정과 사랑, 그 어딘가에 걸쳐 있는 마음.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다,
한순간 겁이 나서 외면했던 눈빛.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그게 무엇이었는지 아는 마음.
『여름 낭만집』은 그런 순간들의 기록이다.
사랑이 시작되기 전의 숨결,
차마 닿지 못한 손끝,
그리고 조용히 물들어버린 마음의 색.
너의 여름에도
이 이야기들이 살짝, 스며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