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여름 낭만집
너는 물속에서 왔지.
나는 여름마다 아가미를 숨기고 살아.
뺨 옆이 간질간질하거든,
누가 만지지 않아도.
그건 바람이 아니라
너였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
햇살이 천천히 썩고 있던 오후,
나는 방 안에서 천장을 바라봤고
천장에서는 너의 속눈썹이 자랐어.
눈을 감았을 텐데,
그 속눈썹이 나를 내려다보는 거야.
너는 나를 보지 않고
나는 너를 마셔.
너는 바람 속에 숨었고
나는 입을 벌려 그 바람을 삼켜.
혀끝이 짜.
네가 흘린 땀이었겠지,
나는 그게 좋아서
숨을 멈췄다.
네가 들어오게.
내 폐 속, 깊숙이.
지붕 없는 방,
창문 대신 젖은 커튼,
이불은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내 손등 위에서 물고기가 깨어났어.
그 비늘이 네 눈빛을 닮아서
나는 차마 손을 치우지 못했지.
말하지 마.
우리 말하면 증발하니까.
이 계절은 말보다 촉촉해야 하잖아.
땀이 말라버리면,
나는 너를 잊을 테니까.
나는 여름을,
아니, 너를—
벗기지 않을 거야.
아직 내 입술 안쪽에
너의 기온이 있으니까.
그건 녹은 게 아니야.
더 깊이 들어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