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의 계절 2

06. 여름 낭만집

by 영영

너는 물속에서 왔지.

나는 여름마다 아가미를 숨기고 살아.

뺨 옆이 간질간질하거든,

누가 만지지 않아도.

그건 바람이 아니라

너였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


햇살이 천천히 썩고 있던 오후,

나는 방 안에서 천장을 바라봤고

천장에서는 너의 속눈썹이 자랐어.

눈을 감았을 텐데,

그 속눈썹이 나를 내려다보는 거야.

너는 나를 보지 않고

나는 너를 마셔.


너는 바람 속에 숨었고

나는 입을 벌려 그 바람을 삼켜.

혀끝이 짜.

네가 흘린 땀이었겠지,

나는 그게 좋아서

숨을 멈췄다.

네가 들어오게.

내 폐 속, 깊숙이.


지붕 없는 방,

창문 대신 젖은 커튼,

이불은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내 손등 위에서 물고기가 깨어났어.

그 비늘이 네 눈빛을 닮아서

나는 차마 손을 치우지 못했지.


말하지 마.

우리 말하면 증발하니까.

이 계절은 말보다 촉촉해야 하잖아.

땀이 말라버리면,

나는 너를 잊을 테니까.

나는 여름을,

아니, 너를—

벗기지 않을 거야.


아직 내 입술 안쪽에

너의 기온이 있으니까.

그건 녹은 게 아니야.

더 깊이 들어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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