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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r Mar 13. 2021

분만 예정일에 대한 모든 것, 빨리 vs 늦게 나올까?

첫째 J



아이는 분만 예정일이 다되어 나오는지 알았다. 주위에 물어봐도 "첫째예요? 그럼 늦게 나올 거예요." "미리 출산휴가 쓸 필요 없어요. 더 있다 써요" 100이면 100 내 주위에서는 다 저렇게 말을 하였다.

나도 그래서 그 말만 철썩 믿고 달력에서 출산예정일 앞으로 3일 전에 출산 휴가를 쓰려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그리고 나는 첫째를 기다리는 기쁨을 안고 매일매일 회사를 아직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생각하지도 못했던 날에..

준비하지 못했던 그날..

그렇게...


첫째는 예정일 2주 전에  출산하게 되었다.



첫째 아이는 분만 예정일이 지나고 대부분의 경우 나온다고 하여 나도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회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는데 그리고 예정일 3일 전까지 회사를 다녀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가려하였는데 그날 새벽 갑자기 양수가 터졌으나 초산모(출산을 해보지 않은 엄마)는 그 느낌을 아마 모를 것이다.

나 역시 양수가 샜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고, 그냥 느낌이 싸해 회사를 갈 채비를 하고 급히 택시를 타고 남편과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가 택시를 탄 이유는... 병원에 빨리 갔다가 서로 각자의 일터로 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남편은 대학교로 나는 회사로 빨리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이동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수가 터진지는 몰랐다.



아침 8시

응급실에서 양수가 터진 거라며 입원을 하라고 한다.

난 내가 잘못 들은 지 알았다.


"양수가 터졌다고요?"

"저 그런데 진통도 없고 심지어 배도 안 아파요"

"저 오늘 입원한다고요?"


"네, 산모분 빨리 입원 수속하시고 입원복으로 갈아입으셔야 합니다."

"양수가 오래 흐르면 아기가 위험해집니다."


정말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나 회사에 인수인계도 못했는데..

심지어 오늘 데이터 출고 날인데..

회사에 아직 출산휴가 품의도 못 올렸는데..

팀원들한테는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 등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뒤 흔들었다.


그때 다시 의사 선생님이 나를 붙들고 말을 거셨다.

"지금 남편분이 입원 수속하러 갔습니다"

그랬다. 나는 그렇게 아무 준비도 못한 채 심지어 출산 가방도 싸지 못한 채 입원을 하게 되었다.

병원 침대 위에 어느새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누워있었다.


여기서 포인트는 나는 서울 제일병원에서 출산을 하였다.

그 이유는 혹시나 아이나 산모인 나에게 문제가 터졌을 때 긴급 대응을 산부인과 의사가 여러 명이 있는 이 병원에서는 잘 대응해줄 것 같았다. 내 안의 안심을 위해 그 병원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병원에 있어도 진통은 오지 않았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남편과 수다를 떨며 진통을 이제 기다리는 정도까지 되었다.

물론 회사에는 출산을 위해 입원을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출산하고 일주일 만에 회사를 들려 출산휴가계와 품의도 올리고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대단하다. 출산하고 일주일 만에 회사를 들리다니... 산후조리원에 있을 시절 회사를 잠깐 다녀왔다. 출산휴가계를 쓰기 위해서



점심 12시

간호사가 나에게 찾아왔다.

"산모분 진통 안 오세요?"

"네 진통이요? 저 아직도 안 오는데 오늘 아기 만날 수 있을까요?"

"좀 더 기다려보죠, 아마 오늘내일 안으로 아기 만나실 겁니다"


참, 이토록 진통이라는 걸 모르게 병원에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픔의 시간이 없었다.



오후 3시

"의사 좀 불러줘. 나 못 참겠어"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


무통주사라는 단어를 연실 내뱉었다. 남편도 꽤 놀란 모양이다. 진통 안 온다고 수다 떨던 애가 갑자기 무통주사를 계속 외치니 남편이 의사를 불러왔고, 의사 선생님이 이제 진통이 시작된 거라고 한다.

무통주사는 진통이 약하게 올 때는 천천히, 진통이 강하게 올 때는 강하게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꼭 추천한다. 무통주사를 맞으면 진통이 70프로밖에 안 느껴진다.

하지만 출산하기 30분 전에는 뼈를 깎는 아픔이 동반된다.

하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아픔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치통 정도의 아픔인 거 같다.

으으으으......


그렇게.

그렇게.

...




오후 4시

첫째 아이를 출산하였다.

첫째 아이의 탯줄을 남편이 잘라보고 싶다고 하여 우리는 가족분만실로 이동했고, 거기서 첫째 아이 J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J는 태어나자마자 응가를 했다고 한다. 그만큼 건강하게 나왔다고 우리는 생각하기로 했다. 3.24kg으로 나는 자연분만으로 우리 첫째를 품에 안았다.


분만 시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내 배를 인위적인 수술로 출산하는 것이 자연분만보다 무서웠다. 그리고 자연분만은 하반신만 마취를 하면 되기에 전신마취를 안 해도 돼서 자연분만을 하였다. 하지만 자연분만 역시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기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을 수도 있다.

아기가 거꾸로 있는 역아 같은 경우 자연분만을 할 수 없다.

이것은 의사 선생님이 다 알려줄 테니 짧게 이야기하고 넘어가려 한다.

이렇게 우리 J는 탄생되었고 병원의 신생아 실로 이동하였다.


"J 안녕, 내가 엄마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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