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r Mar 25. 2021

초코송이, 4살 아이의 장보기 미션

오늘은 연차를 내고 집에서 아이들을 케어했다.

아빠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스타 필드로 향했다.

우리는 스타필드를 자주 간다.

그 이유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아이들이 공놀이도 스타필드 밖 공원에서 산책도 할 수 있고, 심지어 킥보드도 탈 수 있다.


스타필드 밖의 공원이 은근 잘 되어있다.

오늘은 스타 필드로 가는 길,

가는 길부터 험난하긴 하다.

온갖 떡 뻥과 쌀과자 그리고 장난감으로 아이들을 달래며 스타필드에 도착했다.


둘째 r도 집에서는 자꾸 짜증내고 하지만

 밖에 나오면 짜증을 안 낸다.

 구경할 것도 많고 볼거리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아이들과 함께 점심 먹기 미션이 시작되었다.

모든 엄마, 아빠들이 공감하겠지만 4살, 2살 아이 둘과 점심 먹기 절대 쉽지 않다.

아이 둘 케어하면서 아이 둘 밥 먹이면서 내입으로도 밥 넣기. 미션을 끝내면 힘이 쪽 빠진다.

그래도 우리는 부모니까, 즐겁게 밥을 먹고 미션을 끝냈고 이동을 했다.

이마트로 들어갔다.



우리 J 눈이 휘둥그레진다. 화려한 식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둘째 r의 이유식 거리를 채소코너에서 찾는다.

이유식은 첫째도 둘째도 다 만들어 먹였다.

오늘은 단호박과 양배추와 청경채를 사볼까?

"J 어때?"

"음.. 좋아"

이제 J한테도 장 볼 물건을 말해주면 대답도 잘해주고

본인이 물건도 어디 어디 있는지 잘 찾아준다.

나는 보통 마트에 가면 아이한테도 물건을 찾아 달라고 하고 본인이 물건도 장바구니에 담아 보라고 하면서 집에서 하는 마트놀이가 아닌 진짜 마트 놀이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장바구니에 초코송이가 들어있다.

"음. 이건 내가 안 넣었는데? 아빠가 넣었나?"

하고 초코송이를 다시 자리에 갖다 놓았다.

아빠한테도 물어보았으나 안 넣었다고 한다.

우리는 웬만하면 초콜릿 과자는 사지 않는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에 웬만 하명 초콜릿 과자는 사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J가 초코송이로 다가간다.

"엄마, 이거 내가 넣은 거야"

우리 J가 초코송이 장을 보았단다.

"J 네가 넣는 거야? 이게 먹고 싶어서?

"몰랐어, 엄마는"

"알겠어 초고 송이도 사자~"


어느덧 4살이 되니 이제 본인이 먹고 싶은 것도 장바구니에

은근슬쩍 넣어놓는 아이가 되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마트에 가면 "엄마, 이거 사도 돼요?"  또는 "이거 살래요"

했던 아이가 4살이 되니 이제 장바구니에 은근슬쩍 물건도 넣고 본인이 먹고 싶은 것도 생기고 점점 커가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도 생겼다.


다들 어릴 때가 귀엽다던 말이 이래서 나오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때쯤 갑자기 J 한마디 던진다.

" 아빠 그거 집에도 있는데 또 사는 거야?"

아빠가 커피맛 과자를 사려고 했나 보다.

집에  조금 남아있는데 아빠가 또 사려고 하니 J가 잔소리를 한다.


나는 웃었다.

 "J 아빠 집에 조금 남아서 더 먹고 싶은가 봐"

이제 아빠한테 잔소리도 할 줄 아는 J가 되다니.

아빠가 한마디 한다.

"J 너 그러면 아빠 따로 장 본다"

J는 무심한 척

"알겠어"라고 한다.


장을 다 보고 계산을 하는데 이번에는 J가 장바구니에서

계산하는 곳으로 물건을 옮겨준다. 바코드를 잘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뒤에 아저씨가 "와~ 너 엄마 도와주는 거야? 착하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직은 본인 놀기도 바쁜 나이인데 엄마를 도와주려고 하는 너의 마음이 너무 예쁘다.


나 또한 어릴 때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오늘도 또 성장하는 엄마다.

"J 고마워"


집에 가는 길이 훈훈한 하루다.

작가의 이전글 너희들이 꾸려가는 세상은 무지개만 떴으면 좋겠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