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은 우리를,
2023년 7월 지구의 위에서 아래로 왔다.
여름에서 겨울로, 1시간 빠른 나라로, 20년 전의 나로, 나 아닌 3명과 함께.
브리즈번은 이 사진과 같다.
오래된 건물들과 새로 지은 빌딩들이 혼재된 곳.
브리스번이라고 소리 내는데 브리즈번이라고 우리말 표기되는 저 글자들처럼 형.형.색.색. 반팔에 점퍼에 동양인 서양인 모두 사는 평범하며 특이한 곳.
부메랑 닮은 곡선과 곡선의 강이 이어진 이곳은 호주 땅 오른쪽 퀸즐랜드 주 수도 브리즈번(Brisbane)이다.
큰 도시답게 화려하다 하고 들어서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보통의 얼굴을 내미는 도시,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라는 별명처럼 햇볕이 따사롭지만 밤이 되면 암담한 어둠을 길게 내어 놓는 곳.
이십 년 전 나는 브리즈번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골드 코스트에 있었다. 본드 대학교에 다니며 존과 매리언의 홈스테이 집에 있던 기억은 내게 오랜 반짝임으로 남았다. 호주는 내게 날아다니는 앵무새들과 한낮의 공원 그리고 어디서든 굿모닝을 말해주는 친절이었으니까. 그들은 내 머릿속에서 늙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다.
봉사활동을 했던 CVA(https://conservationvolunteers.com.au/)의 시골 마을과 사막의 밤들은 이십 대의 내게 막연한 미래에 대해 꿈에 대해 묻곤 했다. 별이 쏟아지던 밤들은 내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지. 나는 그날들을 잊지 않고 살았다. 짧은 삶이었지만 고향을 삼고 싶었던 골드코스트-퀸즐랜드의 호주였다.
꿈은 이루어졌을까? 역시 이곳의 햇볕은 강하고 밤엔 한기가 온다. 그렇다, 이것이 호주의 겨울 7월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으며 인사를 한다. 이 또한 변함이 없다. 새소리가 가득하고 동네에 내려온 낮은 하늘을 오래도록 걷는다. 구름이 닿을 것 같다. 내 꿈은 무엇이었을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이 아닌 생활의 이야기
궁금한 것은 언제든 답하는 친절함도 잊지 않겠다.
그러므로 이것은 브리즈번 와들리에 사는 로렌의 이야기이다.
-낮은 따갑고 밤은 차다. 브리즈번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