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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들리 Wadley Nov 07. 2023

신묘한 나무들

호주 식물 1

다음 중 "어서 오세요. 다른 나라에 오셨습니다-"를 알려주는 것은?

사람들의 외양, 낯선 언어의 방송, 뜨겁거나 차가운 공기


타국에서 한꺼번에 밀려오는 이것들. 그러나 무엇보다 당신은 나무를 보게 될 것이다.


이 나무는 어림잡아 15미터 정도 된다.

처음에는 희고 곧고 높은 나무만 보아도 찍었다.

그래, 이건 너무 멋지잖아.

우와 이건 정말 내 나무로 신앙 삼고 싶어.

정말 꿈에서나 볼 법한 특별한 나무로군!


그렇게 찍은 나무들이 100개가 넘었을 때, 나는 깨닫고 말았다. 아, 멋진 나무가 너무 많아-가 아니라 여긴 다른 나무의 나라로군!


우리가 어떤 여행지를 여행할 때 당연히 사람들의 피부색이나 음식의 맛이나 동네의 형태에서 다름을 보지만, 특히 그냥 있는 그 식물들에게서 지구의 다른 공간과 기후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세계사 사회 시간에 열심히 배운 지중해성 *** 태평양***과 같은 지역별 특징이 떠오르면서 말이다.


실제 이곳의 나무들은 감히 측정도 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넓고 높다. 그런 나무가 많다. 특별한 공원이 아니라도 그냥 이건 동네인데 싶은 곳에도 너무 큰 나무가 많은 것이다.



당연히 한국과는 다른 여기이지만 궁금했다.


트리 하면 정말 우주 최고가 될 우리 동네 나무

1. 위험하지 않나?

높은 나무에 깔려 죽은 학생 이야기를 들은 나는 그 후로 높은 나무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니 여기는 너무 위험한 나무가, 세상에 지나치게 위험한 나무가 많아. 가 나의 처음 느낌.


다행히 나무들은 크고 높지만 뿌리가 튼튼하여 버팀목을 가지고 잘 자라는 것 같다. 무엇보다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중시하는 분위기 덕분인지 작다고 무시하지 않고 보호막을 열심히 쳐주며 큰 나무는 그것대로 가지치기를 하고 더욱 잘 자라도록 관리한다.


특별히 우리 동네의 저 엄청난 트리나무(라고 부르고 있음)는 어림잡아 10미터이니 그 높이란 그러니까, 저 멀리서 버스를 타고 오다가 아 트리나무 보이네 우리 동네네 내려야지 하는 느낌이랄까.




                                                                                                                                                                                         2. 희고 굳고 정한

백석의 갈매나무도 아니고 굳고 정갈해 보이는 흰 나무들이 많다. 이 나무 멋지죠? 하고 보낼 때 사람들은 나무 이름이 뭐야 하고 묻곤 했는데 알 수가 없었다. 스마트 렌즈도 호주군요 할 뿐이지 무언지 확실하게 대답해주지 못했으니. 그러다 꽃축제 도시 투움바(는 따로 소개를:)는 내게 나무들의 이름을 많이도 알려주었다.


유칼립투스나무 - 찾아보면 검트리(gum tree)라고 나온다.(호주에선 검트리라는 사이트도 우리나라의 당*처럼 유명하다.) 자연을 자연스레 그대로 놓아둔 곳이 많아 나무도 정말 태생부터 오래된 것들이 많다. 이것도 검트리네 저것도 검트리, 고로 그 종이 어마어마하다는 것. 실제 검색해 봐도 책을 뒤져도 망라된 종들이 호주 각 지역별로도 다르니 동네별로 구역별로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호주에서도 남다르게 보호되는 보틀 트리(Bottle tree)

3. 이곳은 아열대

호주 퀸즐랜드의 우리가 사는 브리즈번은 위도: 27-23S, 경도: 153-06E,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 브리즈번에 사는 아이들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연중 따뜻한 기후의 지역인 것이다. 여기선 나무도 물과 햇빛을 받아 그냥 쑥쑥 자라는 것이어서 끝없이 자라나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 바람 햇볕이 끝없는 이곳의 끝없는 나무들-


>>보틀 트리란





4. 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이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열대와 우리나라는 다르기도 하지만. 실제 할머니와 아버지처럼 전쟁을 겪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전쟁 후에 아무것도 없었다. 나무뿌리도 잘라서 끓여 먹어야 했다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초근목피는 실제 헐벗고 유약할 수밖에 없었다 싶다. 그 후로 80년 가까운 시간이라고 해도 전쟁 없던 나라의 오랜 시간과는 또한 그 생장이 달랐을 테니











오늘도 집 마당에는 엄청난 소철에 수십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들어 꿀을 먹고 있다. 이런 풍경은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대형 소철나무와 나무의 나비들. 

나비가 날아드는 한낮의 소철, 소철은 정말 철분을 좋아한다고 한다.



동물과 식물에 대한 탐방기는 계속 이어가 볼 예정이다. 특히 잔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나비와 나무들 사이에서 와들리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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