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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n Jan 24. 2023

단 하나의 사람

짱구 보다가 팩폭 당했습니다.

설 연휴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료한 시간들을 달래보고자, 유튜브로 짱구를 보기로 했다.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풀어지는 게 정말 휴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짱구가 요리하는 장면을 모아놓은 클립을 연속 재생으로 보고 있다가 웃지 못할 장면을 만났다. 짱구가 유치원 선생님(?)과 대화하는 장면이다. 


선생님이 짱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면서 먹으라고 하는데, 짱구가 그런 선생님에게 독설을 날린 것이다.


선생님은 왜 결혼 안 해요?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아니? 내게 어울리는 단 한 사람 말이야.
그 한 사람인데도 못 만나신 거예요?


강적이다. 내가 만약 이런 조카를 만났다면, 꿀밤조차 먹이지 못한 채 얼굴을 붉혔을 것 같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mbc 드라마가 나온 지 17년 전이다. 그때는 삼순이가 서른 살이고, 노처녀로 갖은 구박을 당하며 결혼 눈치를 봤었는데, 요즘 서른과는 좀 다르다. 한... 서른 다섯 정도는 되어야 노처녀로 구분되는 것은 아닌지, 체감 상 그렇다. 


급할 것도 없고, 서두르고 싶지도 않다. 사실 결혼이라는 것도 연애라는 것도 남 일 같다. 연애 경험 없다는 것이 부끄러워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란 것이 있는 것인데, 언제까지고 숨겨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그냥 인연이 없었나 보다 하고 쿨하게 넘기면 될 일인데, 왜 남들처럼 놀라면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척 연기를 했을까. 우스운 일이다.


그 한 사람을 못 만나서 여적 혼자인 것도 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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