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입니다만?

by 정현용

이건 분명 아는 맛입니다.

회식으로 만납니다.

외식으로 만납니다.

흔하게 만나지만 질리기 어려운,

삼겹살입니다.

오래된 인테리어에 두리번거리다 보면

투박한 상차림이 전개됩니다. 필수요소만 챙긴

그런 느낌이랄까?

신선해 보이는 고기, 툭툭 얹힌 양파와 버섯이

접시를 채웁니다. 멋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요.

김치 또한 마찬가지,

터프하게 한 덩이 내어줍니다.

예쁘게 잘라주고 그런 거 없어요.

요즘은 절임류를 다양하게 내어주는 곳들이 많은데

여긴 그냥 -기본- 그 자체입니다.

뭐 더 필요한가 싶기도 합니다.

추가된 반찬 몇 가지,

채소값 비싼 요즘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디 계곡 가서 써먹은 적이 있었던가?

솥뚜껑 불판도 익숙합니다. 올려진 고기들도 마찬가지,

투박하고 흔한 그것입니다.

이리보나 저리보나,

먹어본 맛이고 봤던 모습입니다.

뻔한데, 맛있어요. 흔한 표현으로 할머니집 놀러 와서

먹는 느낌이 듭니다. 일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그 느낌을 더 짙게 해 줍니다.

찌개도 아는 맛입니다.

예쁘거나 특별한 거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합니다.

삼겹살이 조금 느끼해질 때 한 숟갈 뜨면 딱입니다.

소주도 한잔한다면 훌륭하겠죠.

저녁시간대, 순식간에 만석이 된 식당 여기저기서

술들을 시킵니다.

정해진 룰처럼 말이죠.

누룽지도 한 그릇 먹어봅니다.

맨밥은 어쩐지 피하고 싶어서 시켜봤는데,

짭조름한 찬 곁들여 먹으면 아주 딱입니다.

이 또한 기억 어딘가 껴 있는 맛입니다.

-

조용한 주택가,

노포라 불리며 찾는 사람들이 꽤 있는 곳입니다.

간판, 가게 내부, 차려지는 형태와 상태들이

현대적인 것과 무관하게 어느 시기에서

멈췄습니다. 어쩌면 맛도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아는 맛, 익숙한 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이 집의 업력이 쌓이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교보다 기본, 이게 요즘은

어려운 일이 돼버렸기에 더 귀하죠. 저렴하다 느낄 가격에 맛 좋은 고기를 넉넉히 내줍니다.

그거면 되잖아요?


삼겹살의 기본을 말하는 곳,

광주 화정동, 수정 식육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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