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우리는 걸어다니는 지갑

중미여행이 이렇게 비쌀 줄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by 어람
드디어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에 도착했다!

버스는 가다가 커다란 길에 멈춰섰다. 버스 기사는 ‘그라나다’를 외치더니 우리에게 눈빛을 주었다. 우리도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정말로 ‘무더웠다.’ 땅은 햇빛으로 바짝 말라있었다. 그리고 우리 앞에는 화려한 집들이 줄지어있었다. 그라나다의 거리였다.

아직 유심도 없는 우리는 일단 핸드폰지도만 보고 예약한 호스텔로 이동했다. 둘다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한걸음마다 소지품을 더 꽉 잡았다. 하지만 도시 분위기는 우리 상상과는 좀 달랐다. 외국인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좀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좀 느껴지긴 했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도시인 것 같았다. 말들이 돌아다녔고, 달그닥 달그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말 때문인지 길 곳곳에선 지독한 지린내가 났다. 바짝 긴장을 놓지 않은 채로 우리는 호스텔에 도착했다. 굳게 잠긴 호스텔에 우리는 벨을 눌렀고, 스텝으로 보이는 사람이 문을 열어주었다.

“He reservado con applicacion. (어플로 예약했어요.)”

직원은 우리 예약을 찾아보더니 예약이 누락되었다고 했다. 나는 예약확인서를 내밀었다. 3박에 45불이었다. 직원이 말했다.

“Tenemos problema con la applicacion, esto no es el precio. (우리가 이 어플이랑 문제가 있어서, 이건 원래 가격이 아니에요.)”

직원은 사장이랑 통화를 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방에 새로운 가격을 제시했다.

“Tu has reservado con la applicacion asi que debe pagar 23 dolores con impuesta. (앱에서 예약했기 때문에 하루밤에 23달러 내야해요. 앱 세금 포함해서요.)”

처음부터 앱 가격은 아니라며 새로운 가격을 제시하며 다른 방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이때 나가야했다. 하지만 날씨는 너무 더웠고, 우리는 그전날 밤을 버스에서 보냈다. 우리는 너무 피곤했다.

“Asi que vamos a estar aqui solamente dos dias. (그럼 이곳에 이틀만 머물게요.)”

그냥 여행 시작을 웃으면서 즐겁게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는 이틀로 예약을 바꿨다. 원래보다도 작은 방에 공용 화장실이었지만, 여행에 시작이라는 설렘으로 받아드렸다.




숙소에서 쉬다 나간 그라나다는 참 예뻤다. 그라나다의 건물은 화려했다. 그리고 다 문은 작고 안에 공간은 매우 컸다. 그래서 음식점을 들어가기가 겁이 났다. 작은 문 사이로 보이는 화려한 내부의 모습을 슬쩍슬쩍 보기만 했다. 결국 들어선 음식점은 웃기게도 프랑스 음식점이었다.

¿Puedo pagar con tarjeta?(카드로 계산해도 되나요?)”

¡Por supuesto! (당연하죠!)”

우리는 일단 들어가 메뉴를 보았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우리는 직원이 추천한 니카라과 요리 하나와 가장 만만한 타코를 시켰다. 배고픈 배를 부여잡고 30분 기다렸을까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중미에서는 자연스럽게 인내심이 키워진다. 타코는 내가 알던 모습가 좀 달랐다. 롤 모양으로 튀겨나온 모습이었다. 그리고 직원이 추천한 요리는 꼬치 요리였다. 맛은 정말 일품이었지만, 어딘가 양이 부족했다. 프랑스인 주인은 영어도 스페인어도 아닌 말로 우리에게 음식 맛을 물었다.

“Good! (맛있어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카드를 꺼내는데 갑자기 가격이 더 비싸졌다.

“It is more expensive with card. Here no one use card. (카드로 계산하면 가격이 더 비싸. 여기 카드이용하는 사람 없어.)”

10퍼센트나 더 비싸진 음식 가격에 우리는 코르도바를 찾았다. 우리는 국경을 딱 넘을 때 바꾼 코르도바가 조금 남아 있었다. 티끌까지 다 모아 계산했다. 속으론 확 짜증이 났다. 이렇게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에 온 이유는 단지 카드로 계산하려고 했던건데. 숙소부터 레스토랑까지 뭔가 관광객들을 걸어다니는 지갑으로 본다는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 음식 주인의 말로 알게된 것은, 이곳에 ATM기계에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 곳은 달러와 코르도바를 둘다 쓰지만, 작은 상점들 경우엔 대부분 코르도바로 계산했다. 긴 여행에서 ATM 수수료만큼 아까운 것이 없다. 그때부터 우리는 수수료 없는 ATM기계 찾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커다란 은행과 이어진 ATM기계에만 들어갔다. 예전에 코스타리카에서 저녁에 ATM기계로 돈을 뽑다가, 카드 내역에는 300달러가 나갔지만, 돈은 안나오는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더 조심히 돈을 뽑으려 했다. 하지만 웬만한 ATM기계는 기본 6달러 이상의 수수료가 있었다. 돈이 없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하지만 여행할 때 돈이 없으면 더 슬프다. 우리 주머니속에 코르도바는 실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저녁이 되니 저녁을 살 돈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카드를 쓸 수 있는 마트를 찾았다. 그곳에서 핫도그 재료를 사 숙소에서 핫도그를 만들어 먹었다. 웃기기도 슬프기도 한 웃픈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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