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의 제주도, 화산섬 오메테페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오메테페, 바로 니카라과의 화산섬이었다. 그라나다에서 버스를 타고 페리를 타야 했다. 우리는 화나는 상태로 씩씩거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정류장은 꽤나 외진 곳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우리들의 행색을 보고 익숙하게 안내해 주었다. 왠지 느낌이 싸했다. 이곳 사람들이 묻지 않았는데 친절하면 보통 돈과 관련 있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너도 나도 그곳으로 간다며 버스에 타라고 했다.
화도 나고 정신없는 상태로 버스에 올라탔다. 거기부터 문제였다.
버스에 기장은 돈을 거뒀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 가격인 듯했다. 일단 얼마인지 알 길이 없으니 줬다. 당연히 우리가 가야 하는 곳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중간에 멈춰 섰다. 그리곤 다른 버스로 안내해 주었다. 그래, 우리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두 번째 버스에서도 또 알 수 없는 규칙 없는 자기 멋대로의 가격을 불렀다. 이때까지도 우리는 정신이 없어 그냥 돈을 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 가격은 1인당 가격에 물건 가격을 기장이 마음대로 더 쳐서 받는 것이었다. 버스 가는 내내 뭔가 우리가 속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버스를 내리고, 페리 타는 곳까지 4km 정도가 되어 우리는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를 타기 전, 잠시 패스트푸드점에 가 배를 채웠다. 근데 설상가상으로 햄버거에서 락스냄새가 났다. 마시는 콜라와 스프라이트에서도 락스맛이 났다. 잘 튀겨진 치킨만 먹고 택시 가격을 알아보고 나섰다.
숙소, 버스, 음식까지 최악에 최악을 거듭했다. 이제 택시만은 우리가 또 속을 수 없었다. 우리는 한껏 기를 세우고 택시와 흥정했다. 분명 패스트푸드점에서는 40 코르도바로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선 1명당 40 코르도바를 불렀다. 끝까지 내 의견을 내세우다 결국 우리는 흥정을 실패했다. 짜증도 나고 화도 나고 성질도 났다. 자존심을 부리며 우린 4km를 땡볕에서 걷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여기에선 우리가 외국인이란 이유 만으로 그저 호구가 된 기분이었다. 친절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호구 잡힌 게 화가 났다. 처음엔 멀기만 한 것 같은 거리였는데, 막상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어렵지 않았다.
“이거 꼭 행군 같아.”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걷는 것이 행군 같다며 해맑게 웃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가다 보니 토르티야를 바로 만들어 파는 가게도 있었다. 뜨거운 날씨 뜨거운 토르티야를 호호 불어 먹으면서 갔다. 느리지만 결국에는 페리까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