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드밀 위에서

심장박동

by 구매가 체질


쿵.
심장이 갈비뼈를 친다.
쾅.
기계가 윙— 하고 운다. 모터 소리. 귀에 박힌다.
고무 벨트가 돌아간다. 발밑에서. 아직 안 뛰는데 벨트만 움직인다. 텅 빈 벨트. 곧 내가 밟을 고무.
형광등이 눈을 찌른다. 깜빡인다. 눈이 아프다.
모니터. 0.0km. 00:00. 깜빡이는 커서. 기다린다.
심장이 더 세게 친다. 쿵쾅쿵쾅.
손잡이를 잡는다. 플라스틱. 차갑다. 땀에 젖어 있다. 내 땀인지 남의 땀인지 모른다.
발을 올린다. 벨트 위.
발바닥에 진동이 전달된다. 드르륵드르륵. 기계가 돌아간다. 멈추지 않는다. 내가 안 뛰어도 돌아간다.
숨을 들이쉰다.
에어컨 바람. 미지근하다. 공기가 탁하다. 고무 냄새. 땀 냉새. 소독약 냄새.
발바닥이 벨트 위에서 미끄러진다. 균형을 잡는다.
허벅지 떨림. 종아리 긴장.
모니터를 본다. 숫자들. 준비됐다는 표시.
심장. 쿵쾅쿵쾅쿵쾅. 목에서 맥박이 튄다.
버튼을 누른다.
삐—
숫자가 바뀐다. 3.0km/h. 5.0. 7.0.
벨트가 빨라진다.
발이 뒤로 밀린다.
몸이 앞으로 쏠린다.
달린다.
제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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