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팀이 알아야 할 'Cost Pass Through'

매출원가 vs 매출채권

by 구매가 체질

100억짜리 엔진, 매출로 잡을까 말까?


조선소 회계팀 김대리가 고민하고 있다.

선주가 지정한 메인 엔진(100억 원)을 독일 회사에서 구매했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배는 "당연히 매입-매출로 처리해야지"라고 하고, 과장은 "Cost Pass Through는 다르게 처리한다"고 한다.


도대체 Cost Pass Through가 뭐고, 왜 다르게 처리하는 걸까?


Cost Pass Through의 진실


조선업계의 일반적인 거래 방식

배를 만들 때 핵심 기자재들은 대부분 Cost Pass Through 방식으로 구매한다. 이게 뭐냐면:

선주가 "이 엔진 써라, 이 프로펠러 써라" 지정한다

조선소는 그냥 대신 사주는 역할이다

실제 구매 가격 그대로 선주에게 청구한다

조선소는 그 관리 수고비로 수수료만 받는다

핵심은 조선소가 장사하는 게 아니라 심부름하는 거다.


무식한 처리 vs 제대로 된 처리


무식한 처리 (많은 실무진이 하는 실수)

기자재 구매시:
차변: 재료비 100억
대변: 미지급금 100억

선주 청구시:
차변: 매출채권 105억
대변: 매출 105억

월말:
차변: 매출원가 100억
대변: 재료비 100억

- 문제점: 매출 105억, 매출원가 100억으로 잡혀서 회사 덩치가 부풀려진다.


제대로 된 처리 (Cost Pass Through 인식)


기자재 구매시:
차변: 매출채권(선주) 100억
대변: 미지급금(독일회사) 100억

관리수수료 청구시:
차변: 매출채권(선주) 5억
대변: 수수료수익 5억

핵심: 100억은 그냥 매출채권이다. 우리 돈 주고 산 게 아니라 선주 돈으로 대신 사준 것이다.


왜 이렇게 처리해야 하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조선소가 실제로 하는 일은:

엔진 100억어치 장사 → 아니다

엔진 구매 관리 서비스 5억어치 → 맞다

그럼 매출은 5억이어야 맞다. 100억은 단순히 돈만 대신 내준 것이니까 채권이다.


회사 실적을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서다

무식한 처리로 하면:

매출 105억, 매출총이익 5억 → 매출총이익률 4.8%

제대로 처리하면:

매출 5억, 매출원가 0억 → 매출총이익률 100%

어느 게 조선소의 진짜 수익성을 보여주는가? 당연히 후자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들

1. 매입으로 처리하지 마라

Cost Pass Through 기자재를 재료비나 매입으로 잡으면 안 된다. 우리가 쓸 것도 아니고, 우리 돈으로 산 것도 아니다.

2.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라

일반 매출채권과 구분해서 'Cost Pass Through 채권' 같은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라. 그래야 현금흐름 관리가 쉽다.

3. 수수료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라

보통 구매 대금의 일정 비율(3~5%)이나 고정 금액으로 정한다. 이 기준이 명확해야 나중에 분쟁이 없다.


월말 결산에서 체크할 것들

재무상태표

매출채권 급증 주의: Cost Pass Through가 많은 달에는 매출채권이 크게 늘어난다

현금흐름 관리: 우리가 먼저 돈 내고 나중에 받는 구조니까 운영자금 계획 필수


손익계산서

매출 구분: 선박 건조 매출과 Cost Pass Through 수수료를 구분해서 보고

매출원가 확인: Cost Pass Through 관련해서는 매출원가가 발생하지 않음


상사 보고용 한 줄 요약

"Cost Pass Through 기자재는 매출원가가 아니라 매출채권이고, 관리 수수료만 수익입니다."



즉, 회계의 본질은 실질 반영이다.


조선소는 배 만드는 회사다. 엔진 파는 회사가 아니다. 100억짜리 엔진을 만졌다고 해서 100억 매출이 생기는 건 아니다.


실제로는 "엔진 구매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거니까, 그 서비스 대가인 5억만 매출로 잡는 게 맞다. 나머지 100억은 선주 돈을 대신 내준 것뿐이니까 채권이다.


이렇게 처리해야 회사의 진짜 실력이 보인다. 무식하게 다 매출원가로 잡으면 회사 덩치만 커 보이고 실제 수익성은 왜곡된다. 회계의 기본은 경제적 실질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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