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나갔어도
버릴 수 없는 컵이 있다
많은 날
그 컵으로 담아 왔던
여러 색깔의 따뜻함들
고장이 나 제 기능을 못해도
여전히 간직하고 사는
서랍 속 결혼 예물 시계처럼
견고한 침묵으로
동행이 되어 준
오래된 것들의 고마움
홀로 산길 걷다
슬며시 웃게 되는
좋았던 날들을 기억해 보라
행복은
화려한 옷을 입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