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by 정용수

빈집은 세월 가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없어서 무너진다


인생의 집도

사람이 없어서 무너진다


좋았던 사람

좋았던 시절

모두 떠나보내고

오롯이 혼자가 될 때

외딴 길가의 빈집처럼

우리도 외로워서 무너진다


집도, 인생도

마지막까지 소중한 건 사람이다


아름다운 풍경도

사람이 있어 더 아름다운 거다


홀로 남아 무너지는

빈집 같은 인생을 만나면

어색한 안부라도 물어보자


볕 좋은 곳에 앉아

잠시 해바라기하며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라도

나누어 보자


빈 집 되어 무너지는

아득한 슬픔은 없도록

오래 된 그의 슬픔에

고개 끄떡여 주는

따뜻한 동행

한 번은 선물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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