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by 정용수

멀리 있는 사람만 그리워하는

나쁜 습성은 이젠 버려야 한다


뜨거운 이마를 짚어 주던

서늘한 손처럼

그리움은 가까운 곳에 있다


서로의 등을 기대어야

안심하고 잠이 드는

소소한 구속의 모습으로

그리움은 내 곁에 있다


내 뒷모습을

가장 오랫동안 지켜봐 준 사람

그 수치를 가려 주며

구겨진 내 뒷모습을

늘 단정히 다려 주던 사람


그 익숙한 그리움이

오늘은 저녁 밥상 너머에서

순한 눈빛으로 웃고 있다


고마운 동행의 인연 끝나는 날

낡은 베개의 낯익은 체취 때문에

우는 밤이 내게도 올지 모른다


남은 날 동안

먼 곳을 쳐다보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내 그리움은

당신 하나로 너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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