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작
한겨울
세상이 꽁꽁 언 날에는 햇볕이 그리도 따사로울 수
없었다.
60명이 앉아 있는 교실도 추워서 쉬는 시간이 되면 모두들 밖으로 나와 교실 담벼락에 다닥다닥 붙어서 따뜻한 햇볕을 쬐곤했다.
앙상한 나무에 강렬히 드리운 그림자가 한겨울 따스란 햇볕을 느끼게한다.
백구도 햇빛을 찾아 웅크리고 앉았다.
남향집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따사로움이다.
저 대문 안 넓은 마당에도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해
대청마루 끝에는 햇빛을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찬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한여름 강렬한 햇빛을 피해 다녔던 우리들은 다시 태양을 향해 온몸을 비추고 마치 한여름 나무처럼 서서 광합성이라도 해야할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