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초등학교 어린 시절 2층 옥상에서 밤하늘을 보며
형이 얘기해 줬었다.
지금 바라 보는 별빛이 수만 년 전 수광년전에 보내졌던 빛을 이제야 보는 거라는 말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사하라 사막의 모래 알갱이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광활한 미지의 우주 속에 먼지 같은 존재가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마음이 이상해졌던 기억이 난다.
살아오면서 그때 형이 말했던 사하라사막의
모래알갱이에 대한 비유는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형이 말해준 우주의 광활함과 인간의 미미함이
내겐 충격이었었다.
오늘 다시 우주를 대면한다
두 눈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대우주의 면면을
그림 한 점으로 바라본다.
보이지 않는 점들이 빼곡히 박혀있다.
저 점하나 가 별 하나라면 나는 정말 어떤 존재 일까?
수억 년의 시간 속에 지구라는 별에 잠시 찰나로 스쳐가는 존재가 아닐까!
그 찰나의 시간 속에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다담고 있다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난다.
차를 몰고 가다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어떤 동물하나를 목격한 적이 있다.
의미 없는 부질없는 삶의 마지막이라고 느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살고 죽는 일이 무의미인 삶
내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도 나는 오늘 세상을 살아간다
의미를 찾고 만들어가면서 살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대견하다.
비록 먼지 같은 존재일지라도 스스로의 삶은 의미로울 거라 여기며 가까스로 의미를 찾아 나선다
어쩜 삶이 주어졌기에 끝나는 날까지 살아가는 것이
삶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그제 무안공항에서
수많은 별들이 갑자기 졌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노환으로 사고로 전쟁으로
굶주림으로 질병으로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허무한 세상이다.
어디에 마음을 기대고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본다
우주 속에 있는 나도 작은 우주이다
오직 나만이 컨트롤할 수 있는 나의 우주
나의 작은 우주가 소멸하는 그날까지
나의 의미를 부여잡고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