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두 여인,박수근
대지에 두발을 딛고
머리 위엔 삶의 무게를 얹었다
한여인의 삶을 두 여인의 모습으로
투영해서 보여주는 듯하다
현실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모습은
머리 위에 얹힌 짐으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의 모습은
아이를 등에 업은 모습으로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삶을 이고 지고
살아야 하는 여인의 모습이다
지상의 삶은 누추함과 고통의 연속이지만
여인들은 주어진 삶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
오늘의 삶이 어제와 다르지 않지만
내일이면 다를 거라는 작은 희망 하나
부여잡고 길을 걷는다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어머니로 살아가는
여인의 삶은 모질어도
밑동 튼실한 나목의 든든함처럼
깊은 뿌리로 대지를 움켜쥐고
살아낼 것이다
잘린 가지에서 봄의 새싹이
돋아나듯 겨울의 아린 고통이
지나면 연둣빛 새순은
삶의 희망이 되어
다시 살아낼 용기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