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넘 워터하우스, 판도라
호기심은 인간을 고통으로 이끈 장본인이면서 또한 세상에 문명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브의 선악과로 고통의 역사가 시작되었듯 그리스 신화에도 고통의 역사를 새로 쓴 이가 바로 판도라이다.
이름의 의미는 PAN(모든) DORA(선물)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제우스의 명령으로 흙으로 빚어진 여자 판도라가 탄생했다.
신들로부터 온갖 선물을 받은 덕분에 판도라는 아름다움과 함께 재능과 매력을 갖춘 이상적 여인이 된다.
제우스는 그녀에게 상자 하나를 선물로 주며 절대로 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판도라는 상자 안이 너무도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호기심은 결국 제우스의 경고를 무시하고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게 되고 거기엔 인간을 이간질 시키고 재앙을가져오는 온갖 만악의 근원들이 가득했고 이 재앙들이 세상에 퍼져 나와 인간은 고통과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판도라는 모든 재능과 부와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 판도라가 제우스의 선물인 상자를 열어보고 그 속에 가득한 재앙의 씨앗들이 연기처럼 흘러나오는 순간 너무 놀라 다시 상자를 닫는 모습을 그렸다.
판도라의 호기심으로 세상엔 재앙이 가득하지만 마지막 하나 희망의 씨앗은 판도라의 상자 안에 그대로 남아있다.
신은 왜 인간에게 모든 재앙을 내려주시고 다시 그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남겨 놓았는지 모를 일이다.
2025년 트렌드 코리아의 신조어엔 ’아보하‘라는 말이 나온다.
아주 보통의 하루의 줄임말이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세상에 물들여졌던 날들도 있었지만 올해의 트렌드는 아보하이다.
그만큼 평범한 하루가 주는 위안이 너무도 커다는 의미일 것이다.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일이 최고의 하루가 되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측은함이 깃든다.
시련과 고통과 질병과 괴로움이 삶의 곳곳에 거미줄처럼 쳐져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닥쳐온 시련들을 이겨낸다. 판도라의 상자에 아직 남아있는 희망의 씨앗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닥친 시련을 현실의 눈으로 바라보고 이겨낼 용기를 가진다면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우리에게 희망의 전령을 보내줄 것이라 믿는다.
그림 명상 : 나의 판도라 상자에 간직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