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과 함께하는 아침 식단
오늘 아침 요거트샐러드엔 말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한 샐러드도 함께 준비했다.
동향을 하고 있는 우리집엔 아침 일출때부터 햇살이 집안 가득 드리운다. 덕분에 동해안이니 산정상이니 하는 일출명소를 가지 않고서도 집 베란다에서 큰 창으로 따뜻하게 일출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햇살과 더불어 거실의 먼지와 아이들 오줌 발자국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청소기를 찾는다.
아침에 청소기에 물걸레를 부착해서 거실, 주방, 안방을 깨끗이 청소를 하고 나니 아침이 상쾌해진다.
내친김에 샐러드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냉장고에 들어있던 달걀을 꺼내놓고 사과를 깎아 손질해 놓고 블루베리를 씻고 브로콜리를 데치고 천혜향을 다듬어서 잘라놓고 땅콩버터와 꿀을 준비해 두고 달걀을 끓는 물에 6분을 삶았다. 식기를 기다리고 껍질을 벗겨 4등분을 하니 샐러드 준비는 끝났다
늘 주방으로 나오면 네 마리 강아지들이 따라 들어와서 뭐라도 달라는 시선을 보낸다. 8개의 눈이 애처롭게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뭐라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도 강아지들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관찰하며 뭐라도 콩고물이 떨어지길 애타게 기다린다
요거트를 주기는 하지만 오늘은 달걀 1/4쪽과 천혜향 그리고 요거트를 함께해서 총 7인분(?)의 요거트 샐러드를 준비했다.
애타는 눈빛 레이저를 받으며 준비를 마무리하니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애처로움이 더한다
”기다려 이제 줄게 “ 드디어 아이들의 시식시간이 되었다
밥그릇을 내려놓기 무섭게 모두 흡입모드로 전환한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그릇들이 반질반질
설거지를 할 이유를 못 찾을 만큼 윤기마저 난다.
아침 8시가 되면 어김없이 아이들은 끙끙거린다.
밥 달라는 얘기다.
말은 못 하지만 소리로 행동으로 정확히 의사를 전달하는 영리한 녀석들이다.
오늘도 8시 어김없이 밥 달라는 칭얼거림에 아내가 먼저 일어나 사료에 영양제 두 알 그리고 양배추 약간을 섞어서 주면 경쟁이라도 하듯 말끔히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그러고는 또 이렇게 뭐라도 달라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볼 때면 귀엽기 그지없다.
몇 주 전만 해도 서열상 1,2위를 하는 모찌와 하치가 침대에서 엄마 아빠랑 같이 잤었는데 침대 아래에 따로 자는 아이들이 측은해서 올려서 침대에 같이 잤던 한 번의 경험이 이제는 잠자리를 침대로 아예 바꾸어 놓아 버렸다.
이제 인간 둘과 강아지가 네 마리가 한 침대에 같이 잠을 잔다.
나의 베개엔 모리 아내 베개엔 하루가 차지해서 이제 베개하나를 두고 두 생물체가 몸과 머리를 맞대고 잠을 잔다.
불편함이 없지 않으나 베개를 마치 침대처럼 자리하고 누운 아이들을 보면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할 수가 없어진다.
덕분에 강아지의 숨소리를 지척에서 들으며 콧바람도 맡아가며 그렇게 하루의 마감을 강아지들과 함께한다.
아침을 깨우고 식사 때마다 뭔가를 같이 공유하고 보니 강아지가 아니고 말 못 하는 아이와 다름없다.
이제 10살 모찌 9살 모리 8살 하루와 하치는 우리 집에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선택의 순간에 나를 버렸으면 버렸지 강아지들은 버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불쌍한 건지 강아지가 복 받은 건지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강아지들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
먼저 무지개다리 건널 아이들을 바라보며 후회 없이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갈 생각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엄마 아빠랑 살아가길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