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며..

자립청년을 위한 바리스타교육

by 청일


가치하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한뼘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립청년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다.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자립청년’이라는 단어 속에는 나도 모르게 심어진 선입견이 있었고, 과연 내가 이 아이들과 어울려 수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첫 수업을 준비하며 교안을 다듬고 프로그램을 정리했지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은 따로 있었다. “어떤 청년들이 내 앞에 서게 될까?” 남양주시에서 주선한 다섯 명의 청년은 수업 당일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었고, 마침내 수업 날, 그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14세, 15세, 그리고 24세. 연령도, 성별도 다른 다섯 청년의 첫인상은 내가 미리 그려놓았던 낯선 그림과 달랐다. 오히려 그들은 담담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왜 커피를 배우고 싶은지 저마다의 이유를 들려주었다. 주민등록증을 작년에 첨으로 발급받았다는 스물넷 청년은 진로를 고민하는 와중에 바리스타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두고 싶다고 했다. 군 입대 전까지 컴퓨터와 커피를 배우며, 틈틈이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로 삶을 지탱해 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아이들 모두 정규 교육 과정을 벗어나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쉬는 시간, 그들은 검정고시 성적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 대화를 곁에서 들으며, 내게는 너무도 낯선 길 위에서 꿋꿋이 걷고 있는 이 청년들의 삶을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수업이 거듭될수록 청년들의 눈빛은 맑아지고 또렷해졌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기울이고, 배움의 갈증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 모습이 고마웠고, 동시에 내 마음을 울렸다. 어쩌면 배우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나 역시 그들의 빛나는 눈망울 속에서 삶을 새로 배우고 있었다.


돌아보면 나는 늘 남들처럼 살아왔다.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고, 진리인 줄 믿었다. 그래서 내 아이들 또한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남들과 같다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내 아들이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스스로 원하는 길을 찾아 나섰을 때, 나는 처음엔 두려웠지만 지금은 그 용기에 감사한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난 청년들을 통해, 그 길이 얼마나 귀한 선택이었는지 다시 확인하게 된다.


10회의 수업으로 바리스타라는 전문영역을 온전히 익힐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이 짧은 시간이 이 커피 향이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길을 맛보는 경험이 되었으리라는 것을. 남은 수업도 청년들과 웃으며 마무리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마다의 길 위에서 자기만의 삶을 꿋꿋하게 걸어갈 청년들의 뒷모습을 따뜻하게 응원하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