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가는 연습

서툰 채로 어른의 자리에 서서

by 청일

나는 어른이 되고 싶어 이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영원한 네버랜드를 꿈꾸던 피터팬의 그림자를 품은 채, 흐르는 세월에 그저 몸을 맡겨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은 야속하게도 나를 ‘어른’이라는 이름 앞에 세워두었고, 거울 속에는 내면의 연륜이 미처 따라오지 못한 낯선 얼굴 하나가 서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 남은 아쉬움은 역설적으로 나를 ‘진정한 어른’을 향해 밀어 올리는 동력이 되었다.

이제 나는 단순히 나이를 채운 어른이 아니라, 향기로운 품격을 지닌 존재가 되고 싶다.


줄어드는 생의 주기 앞에서 하루를 더 촘촘히 엮어내려는 욕심, 덜 여문 내면을 다듬기 위해 책장을 넘기고 그림 한 점에 시선을 머무는 일.

이 모든 수고는 나를 빚어가는 하나의 의식(儀式)이다.

멈춤이 삶을 잠식하는 고요한 침식임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 생의 리듬을 깨우고, 생각의 결을 정돈하며 세상의 풍경을 깊이 바라본다.


오랜 시간이 퇴적되어 만들어낸 지층처럼, 내 안에 쌓인 세월의 의미를 천천히 들여다본다. 타인의 지혜를 빌리고 예술의 숨결을 덧입히며, 나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이 평범한 일상의 축적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완성해 가는 고귀한 과정임을 믿기에, 오늘도 나는 기꺼이 나를 가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