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in the rain

2025년 3월의 기록

by 김민정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책에 이 구절이 나온다.

“오늘도 내 인생에는 비가 많이 내릴 거야. 하지만 말이야 나는 그 속에서 춤출 줄 아는 사람이지.”

내 인생 변곡점의 나이에 서있는 나는 이 말이 다소 씁쓸하게 느껴졌다. 마음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몇 번이고 털고 일어나야 하는 어른이들의 삶의 무게 같아서 말이다.

3월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무언갈 해야 할 때 활개를 치며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꽃대신 눈이 내리는 3월 내 마음도 꽁꽁 얼어붙고, 몸도 축 늘어지게 비가 내리는 사건이 있었다.

나에게 잘잘못을 따지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수화기 너머의 사람 때문이었다. 업무상 커뮤니케이션 오류였는데, 5일을 시달렸다. 물론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가 화를 내는 것에 대해 이해하며 나에게 쏟아지는 질책과 나무람을 납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꼬리가 이어졌다. 수화기 속 그 사람은 내가 마치 모든 대화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했어야 하는 Ai였어야 했나 보다. 그래야만 했나 보다.

그렇게 5일 내내 죄송하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이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달림 속에서도 업무는 이어가야 했고, 사람과의 관계도 유지해야 하며 집에서는 기분에 잠식되어 부모의 걱정거리가

되면 안 되었다.


나잇값, 사람구실, 어른행세를 하는 것은 감정이 앞서는 것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써야 하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가끔은 내 슬픔을 봐달라고 위로해 달라고 마냥 어린아이처럼 떼쓰고 싶다가도, 감정을 뒤로하고 덤덤하게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결국 슬픔은 무감각해진다. 그렇게 고통의 역치가 높아지게 되면 계속되는 인생의 풍파에도 비틀비틀 다시 일어나겠지.

풍파 속에서 다시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춤추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렇게 춤추며 살아가는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나는 남들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야지 라는 생각의 씨앗을 뿌렸다. 다시금 맞이할 봄에는 씨앗이 싹을 틔우고 개화하여 성장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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