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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렁색시 Jul 15. 2024

책을 읽으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상하이 주재원 가족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

학생시절 국어시간은 그다지 좋아하던 시간이 아니었다. 책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읽는 속도도 늦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책 한권을 읽는데 힘든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이름이 적힌 책을 출간하고싶다. 글을 잘쓰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는데 블로그는 열심히 쓰지만 책을 위한 글쓰기는 힘을 내지 못하고 계속 미루는 중이다. 그러다 다른사람들이 쓴 책을 읽다보면 나도 책을 만들고싶다는 욕구? 욕망이 불끈불끈 솟구친다.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일때 남편이 중국 상하이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을때는 비자가 나오지 않아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냈다. 그러다 2023년에서야 석사를 무사히 졸업하고 상하이로 떠났다. 그렇게 일년을 중국 상하이에서 지냈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없어서 상하이에서 한국인 학부모 모임이 없었고, 그렇다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상하이에 이렇다할 커뮤니티가 없었다.


다행히도 칭다오에서 중국 인플루언서 왕홍교육을 듣고 온덕에 상하이 왕홍 동기들 모임이 유일했다. 하지만 왕홍 동기들은 대부분 유학생들이었고, 그나마 동갑내기 남자 한명이 유일하게 내 또래였다.


그래서 나의 상하이 주재원 가족 일상은 여행지를 가거나, 카페에서 아주 가끔 책을 보거나 주로 노트북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하거나, 중국쇼핑몰에서 인터넷 쇼핑을 했다.


중국 상하이 스타벅스 구베이점


그렇게 일년을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한국에 왔다. 박사과정을 하기로 결정했기때문이다. 다행히 박사과정은 듣던것보다 훨씬 여유로웠고 가끔은 학교 수업이 없을때 상하이를 오고갔고, 지금은 여름방학이라 다시 상하이에 왔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황푸강(동방명주 푸동이 보임)


상하이의 여름은 최악이다. 작년 여름을 보내면서 다시는 여름에 상하이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래도 남편이 상하이 주재원으로 있을때 상하이에서 살 수 있으니 결국 다시 왔다. 언제 또 오게될지 모르니까. 지금이 상하이에서 살아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니까. 그만큼 상하이가 좋다.


그리고 다행인것 중 하나는 내가 중국어를 하는데있어 크게 불편한게 많지 않다는것이다. 5년차 주재원인 남편보다 내가 중국어를 더 잘하는 이유는 나는 중국어관광통역안내사이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북경 어언대에서 한 학기, 정확히 말하자면 20주 과정 어학연수를 왔었고, 그때 배운 중국어로 평생 사용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잊혀졌을것 같지만, 중국어를 쓰는 환경에 있으면 중국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래서 나는 중국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다만 상하이 물가가 비싸서 주로 집콕이지만, 그래도 내가 가고싶은 핫플레이스도 중국SNS에서 찾아 혼자 찾아간다.


말만 하지 않으면 한국인처럼 보이지 않아서(외모가 딱히 한국인같지 않다) 조용히 있으면 외국인같지 않다가 말을 하면 다들 금새 알아차린다. 어떤경우는 중국 어느지역에서 왔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조금은 자연스럽지 못한 중국어가 다른 지역 사투리로 들리나보다.


비록 중국에서 어디 소속되지는 않았지만 해야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밀린 포스팅도 해야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사진정리도 해야한다.



오늘은 노트북 모니터가 지지직거리며 화면이 보이지 않아 어쩔수없이 가져온 책을 읽었다. 어찌보면 다른 선택지가 없어 했던 독서가 나에게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상하게 책을 읽다보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결국 책은 몇장 못 읽었지만 결국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갈때까지 더 많이 글을 쓰겠다고 다짐도 하고...


이렇게 상하이 주재원 가족의 지극한 일상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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