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ide et Impera
고대에서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정치 기술이다. 피지배인을 분열시켜서 힘을 약하게 한다음 하나씩 정복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는 정치를 넘어서 전쟁에서도 널리 사용되어서 적을 야금야금 부수어 나가는 전략으로 사용되었다. 이를 '각개격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분열정복의 전투에서의 유효성은 영국의 공학자 란체스터에 의해서 수치적으로 연구되었는데 이를 '란체스터 법칙'이라고 한다. 란체스터 법칙에 의하면 '피아 병력의 전투 성능이 동일하다면 다수가 소수를 쉽게 파괴할 수 있으며 피해를 매우 크게 줄일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체 병력의 크기가 아니라 병력과 병력이 만나는 순간의 크기가 중용하다는 것이다. 그 순간에만 적보다 수적 우위를 차지하면 되기 때문에 전체 병력의 크기로 전투의 유불리가 결정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100a : 100b의 정복 전쟁이 벌어진다. 100a는 유능한 장군의 역량으로 항상 100a: 10b의 전투만 한다. 그래서 항상 전투를 이겼고 더 빠르게 각각의 전투가 끝났다. 결국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전투를 10번이나 해버리는 바람에 전쟁이 길어졌다. 더 많은 보급이 필요하고 병사들은 더 피곤해진다. 상대국의 자원도 길어지는 전쟁으로 말라간다; 정복에 성공한다면 자국의 자원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결국 '피로스의 승리'를 하게 되어 버렸다. 정복 전쟁은 궁극적으로는 경제적인 이득을 위함인데 얻은 것 없는 승리는 목적을 위반하게 된다. 방어전을 통해서 자원을 아끼고 버티기만 하는게 훨씬 유리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전쟁의 기간을 줄이고 피로스의 승리를 방지할 수 있을까? 빨라야 한다. 병사들이 누구 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전쟁의 속도를 높히고 보다 능동적으로 전투 순간에 적보다 수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나폴레옹은 당시 누구보다도 빠르게 병력을 움직이도록 운용하면서 전투에서 승리했다 (물론 나폴레옹이 병력을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 보급 체계를 바꾸었고 이는 민간인의 자원을 사용하는 꼴이 되긴했지만).
그런데 이런 군사 지식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있는 사무실이 전쟁터이기 때문이다(feat, 미생). 적은 누구인가? '일'이다. 일과의 전쟁, 전투를 이기기 위해서 우리는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고 일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본인은 고대의 지혜를 바탕으로 일을 상대하고 승리해 보려고 한다.
그 전에 '일'과의 전쟁에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왜냐면 사람과 다르게 일은 어디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일은 움직이지도 않고 대응하지도 않고 머물러 존재하기만 한다. 일은 산과 같이 그냥 존재하고 기다린다. 그리고 조금씩 무너진다 해도 대응하지 않는다. 일은 수동적이다. 일의 '수동성'은 전투의 시점을 강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과의 전쟁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시점과 장소를 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의 강점은 이러한 '능동성'이다. 일에게도 강력한 승부수가 있다. 제한 시간이다. 제한 시간내에 일을 전멸시키지 못하면 일이 이기고 만다. 일이 조금만이라도 남으면 일이 이기는 게임이다. 일에게는 방어전이고 사람에게는 정복전이다.
그리고 현대전(현대의 근무)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에는 '(조직)이동'이 비교적 매우 빠르고 간편하다. 원래 빠른 것을 더 빠르게 한다고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평가하는 것을 더 빠르게 한다고)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람을 '(조직)이동'만 시킨다고 실질적인 전투 병력 이동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예상할 수 있다. 가시적인 효과를 보려면 '비교적 느린 이동력'을 빠르게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이에 따라 '이동해야 하는 것'이 사람인지 우리는 고민을 해봐야한다. 그래서 본인은 이동력을 증진시킬 단위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는 '전투력'(업무수행능력)을 제안한다. 사람이 이동하는 것은 쉽고 빠르지만, 실제 그 사람이 내재하고 있는 전투력을 전장(업무)에 투입시키는 것이 오히려 어렵고 느린 것이라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상품을 마케팅을 하는 하는 사람을 A' 상품을 마케팅해야 하는 부서로 옮기는 건 쉽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 부서(전장)에서 자신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은 A와 A'의 차이와 그 차이를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이러한 적응의 속도를 '전투력의 이동'이라고 정의하고 고민하려고 한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이동력을 구체적으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는 전투력의 이동력'으로 설명을 할 수 있겠다.
정리를 해보자
분열해서 정복하라; 각개격파
정복전은 짧은 수록 이득이 크다
높은 이동력은 전쟁을 짧게하고 란체스터 법칙에 따라 전투를 유리하게 할 수 있다
이동력은 사람이 내재하는 전투력을 업무라는 전장에 투입하는 능력으로 업무 적응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을 작게 쪼개고 적응력을 높혀서 많은 전투력을 한 시점에 투입하는 것을 반복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고 큰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본문을 읽으면서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독자의 예감이 맞다. 그리고 이는 흔히 이야기 하는 '에자일'과 닮았다
이슈 분할: 각개 격파
문서화 + 업무 공유 + 내부 교육: 적응력 상승
유연 근무: 내재된 전투력의 극대화
스프린트: (빠른) 반복
그래서 본인의 이러한 분석이나 서술한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심지어 이외에도 많은 비지니스 전략들이 군사 전략에서 부터 시작됐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은 귀납적으로도 응당하다.
그러면 이런 응당한 전략을 적용하기 꺼려하는 현상은 무엇에서 올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경험 중의 하나로는 '전략적' 측면과 '전술적' 측면에 대한 구분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문서화나 내부교육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거나 혹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술적 측면에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 전술적으로는 이미 벌어지거나 혹은 곧 벌어질 전투에서 내부교육은 순수한 비용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내부교육은 전투력을 이동시키는데 (적응력을 높히는데)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교는 자신의 위치와 책임에 따라 전술적인 측면과 전략적인 측면을 고루 염두하여서 정책을 수립하고 전투와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전쟁은 한번에 끝나지도 않고 이기기만 해서 끝나지도 않는다; 피로스의 승리를 삼가하여야 한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치의 연속'으로 보았다. 따라서 장교는 단 한번의 순간만 보지 말고 국가(회사나 조직)의 치세를 위해 연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도 견지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