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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전쟁

똥손에 금손 장갑 씌워주는 요리 부재료

<자칭 타칭 금손인 저는 요리에 있어서는 하위 5%의 똥손이기에 요리전쟁 글에서만큼은 제 주제를 파악하여 스스로를 '소인'이라 칭합니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소인에게 "너는 일 년 중 언제 바쁘냐?"라고 묻는다면 "학년초 3월, 1학기말 7월, 학년말 12월, 2월입니다"라고 답할 것입니다. "그중에 제일 바쁠 때는 언제냐?"라고 다시 물으신다면 "새 학교로 옮긴 2월 말에서 3월 말까지가 가장 똥줄이 타게 바쁘옵니다"라고 답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3월은 원래 바쁜데 새 학교로 옮긴 3월은 새로운 모든 체제에 익숙해짐과 동시에 아이들과 새 학년 시작을 여는 시기이므로 4년마다 돌아오는 새 학교에서의 3월은 몸살을 각오로 일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주말마다 몸살이 나지만 살은 단 1g도 빠지지 않는 아이러니 속에서 어차피 빠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배불리 먹어 빠른 회복을 도모하잔 신념으로 배달음식과 반찬가게를 전전하는 저란 여자...

  하지만 집에서 한 끼만 먹는 아들에게 줄 식사를 남의 손을 빌려 완성된 음식으로만 채울 수는 없기에 손이 덜 가는 음식이나마 종종 해주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차마 요리전쟁거리는 못되어 브런치에 쓰자니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저 같은 요리똥손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그런 부재료가 몇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주제는 <똥손에 금손 장갑 씌워주는 부재료>입니다.

  소인, 겸직금지의 공무원신분이라 브런치의 응원하기도 안 쓰는 소심좌인 데다 친인척들은 모두 요리와는 거리가 멀어 이런 식품업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소인이 소개하는 제품들은 오직 단 하나의 심사기준, 제 아들의 입맛만을 통과한 것이므로 그저 재미 삼아 보시고, 미천한 소인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좋은 재료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는 친절을 미리 부탁하옵니다.


1. 샘표 김치찌개전용 꽁치

  육천 원이 육박하는 다소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어디 이 꽁치만 그렇던가요? 굳이 비교하자면 이것보다 천 원에서 몇백 원 더 싼 꽁치도 있지만 김치찌개를 끓인다면 무조건 이 꽁치를 사셔야 합니다. 쿠팡에서 주문한 경기도식 시원한 김치와 함께 끓여도, 일 년 반 지난 젓갈 팍팍 넣은 경상도식 묵은 김장김치와 함께 끓여도 일품김치찌개 맛을 선사해 줍니다. 동일한 맛을 낸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김치와 함께 끓여도 잘 어울린다는 뜻입니다. 못 믿겠으면 한 캔만 사보시지요.


2. 다담 차돌된장찌개양념

  원래는 고깃집된장찌개양념을 이용했는데 그것이 어느 회사 제품이었는지 기억할 새도 없이 갑자기 동네마트에서 사라진 바람에 대체할 제품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소인은 어머니께서 담가주신 집된장을 갖고 있는데 똑같은 된장이지만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맛을 구현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된장 끓이기를 몇 해동안 멈추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된장만이 어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요리재료가 되었기에 어떻게든 된장찌개를 정복할 마음으로 집된장에 첨가할 시판된장양념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다담 차돌된장찌개 양념! 물 500ml에 다시팩을 하나 넣어 다시물을 우려낸 후 집된장 한 숟갈, 고추장 1/3 숟갈을 풀고 다담 차돌된장찌개양념 반봉지(또는 1/3봉지)를 넣고 무, 양파, 애호박 한 줌씩 넣어 끓이다 마무리로 두부 반 모, 청양고추 2개를 넣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소고기가 있다면 된장을 풀 때 50g 정도만 같이 넣어주면 완전 고급된장찌개가 됩니다. 아들은 애호박, 두부, 소고기를 건져먹고 저는 무, 양파, 두부를 건져먹는데 밥에 쓱쓱 비벼 먹어도 꿀맛!


3.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

  굴소스는 여러 브랜드가 있지만 소인이 경험한 바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가 단연 최고입니다. 자투리야채, 햄,(또는 새우,달걀) 이금기프리미엄굴소스만 있다면 식사준비 끝입니다.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적당히 다진 햄을 볶아 햄 향을 극대화시킨 후 다진 야채를 넣어 익히고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를 한 숟갈 두른 후 밥 넣어 마저 볶으면 풍미가 아주 좋습니다. 다른 굴소스를 두어 개 더 써봤지만 역시 이금기가 맛있었다는 개인적인 느낌~


  소인의 벌이가 단출하여 고급 식재료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재료 중 손이 덥석 가고, 맛도 보장된 소인 나름의 꿀템 세 가지를 소개해보았으니 소인과 같은 똥손이라면 도전해보십시오. 또한 요리장인으로서 미천한 소인을 깨우쳐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참지 마시고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댓글로 알려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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