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혼란? <1>

by 자백







내가 사는 동네 지자체에서 청년들을 위한 무료 심리상담을 해준다기에 신청을 했다.

주제는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우울한 마음 등 "자신"에 대해 알고 싶거나 고민이 있으면 신청이 가능했다.

주 1회 2시간씩 총 두 번에 상담이 이뤄진다고 했지만 나는 한 회 상담을 끝으로 취소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척이나 불편했고, 나름 생각한 고민이 있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여럿이 모여하는 집단상담이었다. 사전에 설명도 없이 처음 보는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선생님의 진뒤 지휘 아래 미션을 끝내 듯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오래전 나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은, 흰 종이에 집을 그려 보고 또는 나무를 그려 보라고 했다. 그 그림을 보고 상담자는 내 마음과 과거를 추론하고 지금의 상태를 파악했다. 처음 접하는 거라 신기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그렸던 그림 한 장으로 '당신에 마음은 외롭고 우울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무의식에 세계는 아주 심오하다고,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표출된다고. 물론 심리학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 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타인에 대해 다름을 받아들이고 공감이 필요하다고 알려줬으니깐. 하지만 열개의 물길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를 텐데, 아무리 많은 상담 자료와 임상 자료를 넘친다 해도 '1+1=2'처럼 규정지을 수 있을까!? 결국 20년이 흘러 똑같은 검사를 받았고, 긴 시간 외롭고 우울한 사람이 된 나는 정말 심각한 상태가 아닐까! 걱정이다. 당장이라고 입원해서 집중치료를 받아야 되는 건 아닐까.



특정 감정이 지나치게,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오래 지속이 된다면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볼 수 있겠다. 그 하나의 방법으로 심리검사를 하고 질문을 던지고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에 평가에 대한 결과값을 매겨 진단 내린다. 이어지는 상담에서 나는 '그런'사람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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