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신도 그런가
아침에 눈을 뜨니 몸이 깃털처럼 가볍다.
마치 침대 위에서 한 뼘쯤 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단잠 덕분일까.
아니면, 몸이 보내는 또 다른 신호일까.
요즘 내 몸은 고요하지 않다.
두드러기가 이곳저곳을 떠돌고, 독한 주사와 약이 그 뒤를 쫓는다.
약을 삼키다 보니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쓴 약을 먹을 때마다 할머니가 몰래 건네주시던 사탕 하나.
그 달콤함이, 지금의 나에게도 어딘가 남아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은 묘하게 평온하다.
잔잔한 해운대 바다 위, 고무 튜브에 몸을 맡기고
따뜻한 햇볕을 온전히 받으며 떠 있는 느낌.
아니면, 언젠가 맞이할 마지막 순간—
몸과 정신이 분리되는 그 경계에서
육체가 이렇게 가볍게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스친다.
몸은 이렇게 가벼운데,
정신과 마음도 과연 그럴까.
세상은 여전히 무겁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누군가는 오늘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그 바깥의 세상에서는
휘발유 가격과 물가, 주가의 등락이
또 다른 ‘전쟁’처럼 이야기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깨닫는다.
나 또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전쟁 소식보다 먼저 유가를 확인하고,
뉴스보다 먼저 시장을 들여다보는 나 자신.
그 순간,
내 몸은 깃털처럼 가벼운데
내 마음은 납처럼 무겁다.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어쩌면 그것은
늙어가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혹은
마음 챙김과 성찰 없이
그저 가볍기만을 바라는
작은 요행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꿈꾼다.
육체와 정신이 함께,
아무런 무게도 없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순간을.
어쩌면 그것은
아직 내려놓지 못한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끝까지 가볍게 살아보고 싶은
소박한 바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