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의 도시를 넘어
나는 2월 정오 태양의 눈부신 햇살이 내리꽂고 있는 해운대 '영화의 거리(변호인, 국제시장 등 한국 영화 천만 관객 동원 영화 포스트를 방파제 벽에 부착)'를 끼고 있는 바다와, 그 빛의 푸른 바다 위로 조각난 유리처럼 반짝반짝거리는 휜여울 빛에 빠져든다. 바다엔 요트들이 살랑이는 바람을 가르며 유영하고 있다. 폭풍우 치고 비바람 치는 경우가 아니면 여긴 먼 해역에서 오는 너울성 파도는 별로 찾기 어렵다.
커피 집 앞엔 애완용 반려견이 아직 추운지 빨간 옷을 입고 카페 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주인이 언제 나올지 고개를 꼿꼿이 하고 기다리고 있다. 서울에 있는 우리 히꼬가 생각이 나서 그 모습을 찍었다.
해운대 마린시티 해변의 고층 빌딩 중 하나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 아파트 1층 모모스 카페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댕댕이(사진 설명)
이런 부산이 저출산은 물론 고령화로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젊은이들이 탈 부산을 하고 고층아파트들은 계속 올라가지만 노후된 영도의 빈집은 늘어만 간다. 자조 섞인 말로 부산은 쿠바 하바나 해변을 배경으로 한 헤밍웨이의 노벨상 소설 '노인과 바다'와 같은 낭만적 도시가 아니라 엄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고 한다.
최근 영국 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지도 부산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인구문제는 부산이 가장 심각하다는 말이지 부산만의 현상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작년 기준 0.75(가임여성1명이 평생 낳는 신생아 수가 0.75명 의미, 23만 8천명, 합계출산율 2.1이 인구 현상유지선). 우리나라 전체의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이다.
미국의 세계적 투자자 버핏은 2060년 한국이 지구상에서 소멸할 것이라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예견까지 한다. 또 지금 트럼프 행정부서 설치고 있는 머스크도 한국 인구가 한세대 후 3분의 2가 줄어 '인구붕괴'를 전망했다.
3월 5일 OECD도 향후 60년 동안 한국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082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약 5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65세 이상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어 한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고령(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도 현재 28%에서 155%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높은 사교육비 지출과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나는 부산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아침저녁 산책길엔 내 눈엔 온통 나이 든 분들만 보인다. 내가 나이가 들어 그리 보일 수도 있지만 통계로 보면 확실히 부산의 인구는 줄고 있다. 330만 명이 곧 붕괴되고 2030년경엔 인천에 2위 도시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3월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16조8630억원으로, 부산(114조1650억원)을 추월했다.
인천의 GRDP가 부산보다 커진 건 처음이다. 지역내총생산은 해당 경제구역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합산한 것으로, 경제 규모를 비교하는 데 활용하는 지표다.
인구 등 다른 지표를 봐도 인천과 부산의 희비는 명확하게 엇갈렸다. 지난 1월 기준 부산 인구는 5년 전보다 14만8000명 감소했는데 인천에선 이 기간 6만8000명 늘었다.
여전히 부산 인구가 인천보다 많다지만, 노인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실업자를 뜻하는 '경제활동인구'로 비교하면 1월 기준 처음으로 인천(174만7000명)이 부산(172만1000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 바다와 산이 있으며 제주도에 비해 사람들도 친절하고 아파트를 비롯한 일반 물가도 상대적으로 싼 한데 인구가 줄까. 역시 푸시요인(push factor)이다. 일자리가 없다.
그럼 푸시요인을 해결하고 유인(pull factor) 요인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둘의 해결책은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
어떤 산업유치해야 하나
바다양식, 조선 수리, 해양 레저, 항만 관련 산업, 국제회의 및 이벤트 유치 등 MICE•관광 산업(2024년 외국인 관광 292만명), 세계적 명성이 있는 부산영화제를 활용한 영화 관련 산업, 신발 산업 첨단화 및 일본과의 지리적 이점 활용한 산업 등 현재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를 특화하고, 디지털 대전환(DX), 전력이 많이 드는 AI 관련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어떨까 한다.
또 최근 신문에서 북극 항로의 전초기지로서 부산의 이점을 살리자는 기사를 보았는데 북극 항로가 열리면 부산에 기회가 다시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담아 본다.
이러한 분야의 전략적 선택 후 코로나 이후 다양한 방식의 원격 근무가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곳 부산에서 단기체류하고, 나아가 창업할 수 있게 물리적, 제도적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
혹시 아직 신설 되지 않았거나 있어도 무늬만 있다면, 부산시차원에서 시장교체에 상관없이 부산 인구 대책을 위한 산관학 위원회를 신설•운영하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