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다. 휴일이라 해도 쉬는 건 아니다. 2주 동안 먹어야 할 재료를 구입하러 마트에 가고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구하러 다이소에 가야 한다. 물론 그밖에 필요한 물품들, 가령 조립식 책장이나 책상을 쿠팡에 주문해 놓았으니 운진항 무인택배 창고에도 들러야 한다, 집에서 보낸 겨울 이불들도 와 있는지 확인하자.
9시 20분에 떠나는 첫 배 손님들을 발권해 주고, 나도 덩달아 첫 배에 오른다. 운진항에 도착하여 무인택배 창고에 먼저 들렀다. 택배가 세 종이나 와있다. 이불, 책장, 책상. 무게를 확인해 보니 이불 빼놓고는 만만치 않다. 배에 실으려면 두 차례에 걸쳐 옮겨야겠다.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하모체육공원에 내렸다. 홍마트가 있는 곳이다. 이런저런 식료품을 사니 5만 원이 훌쩍 넘는다. (벌어놓은 돈은 거의 다 입으로 들어가는구나.ㅠㅠ) 운진항까지 배송을 부탁한다. (배송비는 한 박스당 천 원이다.)
5분 정도 걸어서 다이소에 간다. 생활용품 구입하는 데에도 2만 3천 원이 들었다.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감자수제비를 먹고, 쌀가게에 들러 쌀 5킬로를 2만 원에 구입한다. 빵집에 들러 식빵 등을 구입하니 오늘 총 소비금액이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아이고야, 이러다 망하겠다. 쉬는 날이 소비하는 날이구나.
바리바리 싸들고 버스에 올라 운진항에 도착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무인택배 창고에 있는 물건까지 선착장에 옮겨놓고 냉음료 한 잔을 마시며 한숨 돌린다. 돌아가는 표를 한 시간 연장해놓고 벤치에 앉아 존 그레이의 《고양이 철학》을 읽는다. 널뛰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나에겐 독서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다. 다음 휴일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콕 처박혀 책이나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