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광식이형

2024. 1.4.

by 김경윤

오늘은 일산에서 광식이형이 오는 날.

장구 잘 치고, 소리 잘허고

말도 구수하게 하는 형.

소리소문 없이 친절하고 속 깊은 형.


어느 날 느닷없이 전화해

4일 날 내려가는데 필요한 게 뭐냐 해서

생각할 필요도 없이

고기, 고기, 고기, 고기를 외쳤다네.


11시 40분 제주행 비행기를 탔으니

공항에 내려 1시에 151번을 탈 것이고

중간에 홍마트에 내려 고기 사고

3시에는 운진항에서 가파도행 배를 타겠지.


안 봐도 비디오

스케줄을 상상하며

매표소에 앉아

형 오기를 기다리네.


오늘따라 해녀들이 해안가를 청소하고

고양이 청년은 돌아다니며 고양이밥 넉넉히 줘서

마음도 깨끗하고 푼푼해지네.

세수한 가파도를 보시겠구나.


일찌 누나에게

제철 생선회를 넉넉하게 부탁하고

가람 엄마에게 애들하고 같이 저녁 먹자 연락하고

3시 15분이면 만날 형을 기다리네.

얼씨구, 형이 온다!

들고 온 짐을 부리고

섬 한 바퀴 도시라고 한 사이

하루 일과 끝나는 막배 떠나는 4시 10분


형과 다시 만나 짐을 카트에 싣고

청보리밭길을 따라 집으로 오는 길.

오늘따라 바람도 잔잔하여

산책하기 좋은 날.


일찌 누나네 집에서

지인들 불러 놓고

부수리 회잔치, 삼겹살 파티

형맞이 술자리를 벌이네.


어느새 하늘에 별이 총총

얼굴은 붉그레, 기분은 알딸딸

집에 돌아와 자리보아 형 눕히고

마당으로 나와 하루를 정리하네.


이렇게 즐겁고 좋은 날이

살면서 며칠이나 될까마는

오늘 지나면 다시 안녕하고

제 자리 제 리듬 찾아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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