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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r 17. 2024

오늘 :  전망대 식당

2024. 3. 17.

어제부터 본격적인 축제시간표로 운항하고 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당 2번  운항한다. 하루에 총 12차례의 배가 오가는 것이다. 어제는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왔다. 주로 단체관광들을 오지만,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끼리 오는 경우도 많다. 단체의 경우는 주어진 시간대에 오가기 때문에 북적되기는 하지만 매표업무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 친구들, 연인들은 상황에 따라 마음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 발권 변경을 자주 해야 한다. 요게 좀 머리를 쓰는 일이다. 남은 좌석수를 염두에 두고 변경해야지, 무턱대고 변경했다가는 정작 급한 일이 있어 섬 바깥을 나가는 주민들의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어제 하루 풀로 근무해 봤는데, 사람들도 많고 일도 많고 배는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거의 30분 단위로 배가 오가니 뜨자마자 다른 배가 들어오는 격이다. 그새 자신이 타야 할 배를 놓치는 사람도 생기고, 자기 시간도 아닌데 타려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상황들을 잘 처리해줘야 한다. 나는 속으로 '친절!'을 주문처럼 계속 되뇐다. (무뚝뚝하거나  짜증을 내면 안 된다,고  다짐한다.)


하루 일과를 끝내니 집으로 돌아갈 에너지도 남지 않아, 매표소 바깥 밴치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에너지 충전을 했다.


오늘도 일찍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며 날씨 알림이 엡을 확인한다. 오후에 파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세게 부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 같다. 그렇다면 오전 4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사람의 마음이 참 그렇다. 주의보가 계속 떠서 일을 못 할 때는 일을 하고 싶고, 너무 일을 많이 해 힘들 때는 주의보가 안 뜨나 기다려진다.)


12시 30분 마지막 배를 보내놓고, 매표소를 단속하고 전망대 식당으로 향한다. (이장님이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전망대 식당은 섬의 가운뎃길 중간에 위치한, 주민들이 애용하는 밥집이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싶을 때는 이 식당에 들러 백반 정식이나 고기 짬뽕에 공깃밥 하나를 추가로 주문하여 먹는다. 식당도 깨끗하고 전망도 좋아 주민들도 관광객도 애용하는 주민 맛집이다.

오늘은 정식(백반)을 시켜놓고 바깥으로 나가 주변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식당 소개 두 번째 집이니까 홍보용 사진 촬영이다. 이 집에서 정식을 먹어본 사람은 십중팔구 만족한다. 가격 대비 차림도 좋고 맛도 깔끔하다. 생선구이와 흑돼지 볶음이 동시에 나오니 메인 반찬이 2개나 있는 셈이다. 제철 나물도 슴슴하고 고소하게 잘 무쳐 입맛을 살린다.

관광객들은 해물파전이나 조림을 시켜 막걸리를 곁들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주민이니, 게다가 대낮이니 식사만 간단히!^^


가파도로 놀러 와 깔끔한 점심 백반을 드시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망대 식당을 찾아 주시길.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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