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맹자의 사상

by 김경윤

맹자는 기본적으로는 공자의 사상을 계승했지요. 공자는 고대의 착한 왕들의 행적을 찾아내어, 그것을 정리하고, 자신과 제자들에게 고대 선왕들의 착한 행실을 본받도록 가르쳤어요. 그리고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선왕들의 모습에 따라 정치를 사랑으로 실천하기를 간절히 원했지요. 공자가 특히 사랑했던 고대 선왕들은 요임금, 순임금, 하나라의 우임금, 은나라의 탕임금, 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을 들 수 있어요 아울러 무왕을 도와 주나라의 체계를 바르게 잡았던 주공을 깊이 존경했어요. 그리고 그들의 행적과 문화가 기록된 《시경》, 《서경》, 《예》, 《악》을 교육의 기본으로 삼고, 《주역》을 우주와 삶의 원리로 익혔으며, 주나라 이후의 역사를 기록한 《춘추》를 정리하여 후대에 남겼지요. 맹자는 공자로부터 계승된 유학자들의 기본서적을 깊이 연구했어요.


하지만 공자가 활동했던 춘추시대와는 달리 맹자가 활약했던 전국시대는 전쟁의 규모도 크고, 기간도 길어서 백성들의 고달픔은 날로 증가했지요. 그리고 다른 나라를 침범하여 정복하는 전쟁으로 인해 망하는 나라들이 늘어났어요. 맹자는 이렇게 참혹한 전쟁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랑과 정의로 백성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것(인정론)과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는 것(여민동락)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려면 백성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토지를 나눠주고, 세금을 적당히 거둬야 한다고(정전제) 생각했지요. 나라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백성이었으니까요.(민본주의)

엄격한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나라에서는 백성들을 선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맹자는 모든 인간은 선하게 태어났고(성선론), 누구나 그 선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보존하고 키워 실천한다면 위대한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인간평등론) 그러기 위해서는 살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줌과 동시에 백성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지요.(교육론)

그 교육은 자신의 몸을 잘 수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요(수양론). 그렇게 잘 수양한 자는 가정에서는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고요, 그것이 확대되면 주변 어른들을 공경하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지요. 나라의 살림살이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임금은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을 보살피고, 신하들은 형제의 마음으로 백성들을 사랑하게 되지요.(왕도정치)

이렇게 온 나라 사람들이 즐겁게 잘 사는 것이 맹자가 꿈꾸는 나라였어요. 그런데 나라의 임금이 이러한 일을 잘 해내지 못하고, 도리어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고, 백성들의 삶을 괴롭힌다면 그러한 임금은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어요.(혁명론)


이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면:

첫째, 인간은 누구나 선하게 태어났으며, 그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키운다면 위대한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과 더불어 즐겁게 살려면, 경제를 안정화시켜야 하고 전쟁 대신 평화를 추구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셋째, 한 나라가 이러한 모범을 보인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그를 좋아하게 될 것이고, 천하가 바르게 다스려질 것입니다.

그러면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1. 사람은 누구나 선하게 태어났습니다 : 성선론


“사람과 짐승의 차이점은 미세하다. 보통사람은 그것을 잃고 군자는 그것을 간직하여 지킨다.” (<이루 하> 19)


그 미세한 차이가 뭘까요? 사람다움이지요. 사람다움은 착하고 올바른 것을 선택할 줄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배워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그 씨앗을 마음 속에 품고 있어요.


“지금 느닷없이 어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하는 것을 본다면, 누구나 다 깜짝 놀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 것이다. 이 마음은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친해지려함도, 동네사람들과 친구로부터 칭찬을 들으려함도, 아이를 구하지 않을 경우 욕을 먹을까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보자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공손추 상> 6)


위험에 처한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은 배워서 생긴 것이 아니지요. 맹자는 이 마음을 잘 보존하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뿐만 아니라 맹자는 인간에게 팔다리와 같은 사지가 있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 속에는 네 개의 씨앗(사단)이 있다고 보았어요. 불쌍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따질 줄 아는 마음이지요. 이 마음의 씨앗을 잘 키워 그게 자라면 적게는 가족을 돌보고, 크게는 나라를 돌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 방심하지 말고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 구방심


“제나라 우산에 있는 나무들을 아주 아름다웠다. 그런데 도시를 세우는 과정에서 찍혀 없어졌으니 잘 자랐겠느냐? (.....) 지금은 민둥산이 되어버려 나무가 어디에 있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어찌 산의 본성이겠느냐?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인들 착하고 올바른 마음이 없을까. 하지만 사람들이 이 마음을 잃은 것은 마치 도끼로 나무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매일매일 찍어대니 무엇할 수 있겠느냐?” (<고자 상> 8)


나무가 무성한 산의 나무들을 다 찍어 없애버리면 나무가 자랄 수가 없듯이, 우리의 착한 마음도 도끼로 매일 찍어 없애면 자랄 수가 없어요. 나무를 자라게 하려면 거름도 주고 물도 주고 잘 보살펴야지요. 그런데 현실을 보면, 이 나무를 잘 키우기보다는 찍어 없애는, 즉 착함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돈 때문에, 지위 때문에 착함보다는 악함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사람은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지요. 맹자는 그 잃어버린 마음을 잘 찾아서, 그 마음을 다시 키워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을, 나라를, 세상을 끌어안는 사람이 되자고 말해요. 그렇게 커진 마음을 ‘호연지기’라고 하지요.


3.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인간평등론


“공자의 제자인 안연은 말했다. 위대한 임금 순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인가를 해내는 사람이라면 나도 역시 같은 사람이다.” (<등문공 상> 1)


공자의 수제자인 안연은 태곳적 위대한 왕이었던 순임금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무엇인가를 해내려했다는 점에서 같은 인간이라고 말했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역사상의 위대한 인물이나 우리나 같다고 볼 수 있지요. 착하고 올바른 마음을 키워 실천한다는 점에 보자면요. 맹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제나라의 재상인 저자가 맹자를 방문하여 왕이 맹자의 삶을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한마다로 말하지요. “없다. 요순도 나도 보통사람이다.”(<이루 하> 32)

맹자는 착함을 선택하고 끝까지 지켜나간다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어요. 그러니까 위대한 성인과 보통사람의 다른 점은 착함을 좋아하고, 착한 말을 잘 듣고, 착한 행동을 하면서, 착한 사람들과 함께 착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4. 백성이 근본입니다 : 민본주의


“백성이 가장 귀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사직이 그 다음이고, 임금은 가장 덜 귀하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의 왕이 되고, 천하의 왕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진심 하> 14)


백성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려는 사람은 무엇보다 백성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합니다. 그 마음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착하고 올바른 것을 실천하려는 마음입니다. 편안하고 즐겁게 살려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을 살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이 백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가 태평해집니다.


“맹자가 말했다. 제후의 보배는 세 가지가 있다. 토지, 백성, 정치가 그것이다. 이것 대신에 귀한 보석을 보배로 여기면 그에게는 반드시 재앙이 닥친다.” (<진심 하> 28)


우리나라 헌법에도 써있지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맹자는 당시 많은 나라들이 군주의 권력을 중심으로 나라를 다스리려할 때에, 백성이 근본임을 외치고, 백성을 보배로 삼고, 백성의 마음을 읽어 착하고 올바른 정치를 하기를 바랐습니다.


5. 하필 이익을 말합니까? 사랑과 정의가 있을 뿐입니다 : 인정론


“사랑은 편안한 집이요, 올바름은 바른 길이다. 가장 편안한 집을 비워 놓고 살지 않으며, 가장 바른 길을 버리고 따라가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슬픈 일이다.” (<이루 상> 10)


착하고 올바른 것을 사회적으로 말하자면, 사랑과 정의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집이 가장 편안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가 가장 편안하지요. 사랑과 정의가 아예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자기를 해치는 사람’이라 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자기를 버리는 사람’이라 합니다. ‘자포자기’란 말이 여기서 나왔어요. 중국 고대임금 중 폭군에 해당하는 걸왕과 주왕은 사랑과 정의를 망각하고 실천하지 않았기에 결국 왕위를 빼앗기고 말았지요. 반면 은나라의 탕임금과 주나라의 무왕은 사랑과 정의를 실천했기에 나라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맹자가 주장한 것이 바로 이 사랑과 정의의 정치입니다. 군주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버리고,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정치를 펼칠 때 나라도 편안해지고 천하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맹자가 양혜왕을 처음 만났을 때, 양혜왕이 “선생님께서는 먼 곳에서 찾아와주셨는데, 나에게 무슨 이익을 주시려 오셨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임금께서는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사랑과 정의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혜왕 상> 1)


6. 백성과 더불어 즐겨야 합니다 : 여민동락


그러면 사랑과 정의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임금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백성을 다그치거나 괴롭히지 않고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려는 마음으로 정치를 펼치면 됩니다. 같은 연못을 만들더라도 백성과 함께 그 연못을 즐겼던 주나라 문왕은 백성의 칭송을 받고, 자신만 즐기려고 연못을 만든 폭군 걸왕은 백성의 원망소리를 들어야 했지요.(<양혜왕 상> 2) 맹자가 제나라 선왕을 만났을 때 이런 대화가 있습니다.


"왕께서 일찍이 신하 장포에게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다는데 그런 일이 있으십니까?" 왕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과인이 선왕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속적인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 그처럼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제나라는 거의 잘 다스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음악은 예전의 음악과 같은 것입니다." 제선왕이 물었다. "나라가 잘 다스려질 수 있는 이유를 들려주시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홀로 음악을 즐기는 것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즐겁습니까?" "여러 사람과 즐기는 것이 좋지요." "그렇다면 적은 수의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은 어느 쪽이 더 즐겁습니까?" "그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지요." (<양혜왕 하>1)


혼자 즐기는 음악, 혼자 먹는 밥, 혼자 버는 돈, 혼자 잘 사는 것, 혼자 행복한 것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임금은 많은 백성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데, 혼자 즐거우면 되겠습니까. 혼자보다는 여럿이, 여럿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먹고, 마시고, 벌고, 잘 살고 행복한 것이 낫겠지요. 맹자는 이렇게 백성과 더불어 즐기라고 말합니다.


7. 백성이 우선 잘 살아야 합니다 : 지속적 생산의 기초인 정전제


“밭 갈고 씨 뿌리는 것을 잘하고, 세금을 가볍게 하면 백성을 풍족하게 할 수 있다. 때를 맞춰 먹고, 절제하여 소비하면 제물을 다 쓸 수 없다. 백성은 물과 불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해질 무렵 남의 집 문을 두드려 물과 불을 구하려하면, 다들 나눠 준다. 왜 일까? 물과 불이 풍족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리면 양식이 마치 불과 불처럼 풍족하게 된다. 양식이 풍족한데, 착하지 않은 백성이 어디 있겠는가?” (<진심 상> 23)


백성이 즐기려면 제물과 양식이 풍부해야 합니다. 제물과 양식이 풍부하면 착하게 살게 된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맹자가 살던 시대에는 대부분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농지를 풍족하게 나눠주어 때맞춰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했습니다. 맹자는 이를 위해 정전제를 주장했지요. 정전제는 토지를 분배하는 제도로, 정(井)은 한자 모양대로 땅을 아홉 등분으로 나누고, 가운데에서 나온 것만을 세금으로 거둬들이고, 나머지 땅에서 나온 것들은 농사를 지은 백성들이 갖게 하는 제도입니다. 당시 백성들의 소득 중 9분의 1만을 세금으로 거둬들이자는 맹자의 주장은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굶주리는 백성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구원의 소리였지요.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나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역사적 비극이지요.


8. 힘의 정치가 아니라 덕의 정치를 해야 합니다 : 왕도정치


“힘으로 세상을 다스리려는 자는 패자가 될 수 있고, 패자가 되려면 반드시 큰 나라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랑을 진실로 실천하면 왕이 될 수 있고, 왕은 큰 나라가 필요 없다. 은나라 탕왕은 상황 칠십 리 땅으로 시작했고, 주나라 문왕은 사방 백 리 땅으로 시작했다. 힘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면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으니, 힘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복종하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사람을 대하면 사람들은 마음으로 기뻐하고 정성을 다해 복종한다.” (<공손추 상> 3)


맹자는 무력으로 다스리는 정치를 패도정치라 했고, 사랑으로 다스리는 정치를 왕도정치, 덕의 정치, 사랑의 정치라고 말했습니다. 힘으로 다스리면 백성은 겉으로는 복종할지 모르지만 결코 마음으로 즐겁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다스리면 백성은 마음으로도 복종합니다. 그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지요. 전국시대의 강대국들은 모두 왕도정치를 외면하고, 패도정치를 실시했습니다. 부국강병이라는 구호 아래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몰았고, 강력한 법으로 규제했으며, 가혹한 세금으로 못살게 했습니다. 삶이 결코 즐겁지 않았습니다. 맹자는 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워해야 정치가 올바르게 실행되는 것이라 보았고, 이를 왕도정치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의 집에 머물고, 정의의 길을 걸어가는 올바른 군주의 정치입니다.


9. 전쟁을 좋아하는 자는 중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 전쟁반대


그래서 맹자는 백성의 삶은 보살피지 않고 부국강병만을 외치는 군주와 신하들을 싫어했습니다. 사랑의 마음을 잃었기에 자신과 가족과 나라와 백성을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강대국 양혜왕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가합니다.


“양혜왕은 정말 어질지 않구나! 어진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은덕을 입히지만, 어질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입었던 화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끼치게 한다.” (<진심 하> 1)


양혜왕은 전쟁에서 번번이 패하자 화가 나서 자신이 사랑하던 아들마저 전쟁터로 내몰아 죽게 만들고, 전쟁터에 자신의 백성들의 뼈와 살이 문드러지도록 했다고 맹자는 한탄합니다. 맹자의 한탄은 계속됩니다.


“어떤 이가 ‘나는 전쟁을 잘 한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큰 죄다. 군주가 사랑을 좋아하면 천하무적이 된다.” (<진심 하> 4)


10. 잘못된 임금은 갈아치워야 합니다 : 혁명론


그러면 폭력을 일삼으며 백성을 괴롭히고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 임금을 어찌해야 할까요? 아래 이야기를 읽어봅시다.


재선왕이 물었다. “탕왕은 폭군 걸을 내치고, 무왕은 폭군 주를 정벌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옛 책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선왕이 또 물었다. “신하가 군주를 시해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사랑을 해치는 자, 정의를 해치는 자를 폭력배라고 합니다. 그런 놈을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양혜왕 하> 8)


맹자의 배짱이 대단합니다. 강대국의 왕 앞에서 고대의 폭군을 ‘폭력배’라고 말하고, 그런 놈은 죽어도 마땅하다는 투로 이야기합니다. 제선왕의 간담이 서늘해졌겠네요. 오늘날에는 잘못된 대통령은 다음 선거 때 떨어뜨리면 되지만, 맹자 시대에는 왕은 하늘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도 맹자는 당당히 말합니다. 잘못된 군주는 갈아야 한다고요. 이런 맹자의 입장은 <만장 하> 9장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맹자는 군주는 가볍고, 백성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백성의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라고도 말했지요. 그렇다면 백성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백성을 괴롭히는 임금은 더 이상 임금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임금은 갈아치울 수 있지만 백성은 갈아치울 수 없지요.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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