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과타리 '카프카' 수업> 성기현, 그린비, 2025.
"며칠 전부터 나는 글을 쓴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고 싶다. [...] 규칙적이며 텅 빈, 길을 잃은 듯한 나의 독신자의 삶이 하나의 정당성을 얻었다. 나는 다시 나와의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으며, 그렇게 완벽한 허공만을 바라보지 않았다. 단지 이렇게 우회적으로 내게 좀 더 나아가는 길이 있었다."(전집 6, 1914년 8월 15일 일기)
(...)
이 일기에서 '독신자의 삶'은 결혼하지 않은 미혼자의 삶을 가리키는 것만은 아닙니다. 여기서 카프카는 독신자의 '직업도, 사랑도, 가족도, 연금도 없이' '두 발을 디딜 만큼의 바닥'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독신자에게는 머물러야 할 '중심'도, 지켜야 할 '소유물'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그가 문자 그대로 '탈영토화된 자'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삶에도 나름의 고통은 존재합니다. 초라함, 두려움, 은둔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 심지어는 자살 충동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카프카는 독신자의 삶을 '배를 타고 파도를 밀어내면서 하는 여행'이 아니라 '나무 조각을 타고 파도에 부딪히면서 하는 여행'에 비유합니다. (223~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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