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와 《보통 사람들의 전쟁》
오승재 새로 나온 책도 소개해드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지혜와 지식도 나눕니다.
<오기자의 오, 서재!>.
오늘 이 시간을 위해서 인문학놀이터 ‘참새방앗간’ 지기로 활동하고 있는 김경윤 작가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경윤 네, 반갑습니다.
오승재 1.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정말 요즘은 날씨가 독서하기에 좋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선선하니, 작가님은 가을에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김경윤 (가볍게...) 저는 직업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작가이다 보니 계절 가리지 않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오기자님은 왜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지 아십니까?
오승재 글쎄요?
김경윤 가을이 가장 책을 안 읽는 계절이랍니다. 출판사나 서점이나 아주 힘든 시기지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책을 읽히려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오승재 근거가 있는 이야긴가요?
김경윤 2014년도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484개 공공도서관 대출데이터 4200만건을 분석하여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 대출량이 가장 적은 달이 9월이고, 그 다음으로 11월, 10월 순이랍니다. 반대로 가장 많이 대출된 달은 1월과 8월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봄 여름에 많이 읽고 가을부터는 독서량이 떨어지는 거지요.
오승재 2. 재미난 데이터군요. 오늘은 어떤 책을 가져오셨나요?
김경윤 오늘은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에 대한 책 2권을 가져왔습니다. 첫 번째 책은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주도하는 스웨덴의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를 다룬 책으로 한재각씨가 엮은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한티재)라는 책이고요. 다른 한 권은 대만계의 아시안 미국인으로 대통령 후부로 나선 앤드루 양이 쓴 《보통 사람들의 전쟁》(흐름출판)입니다. 청소년이 세계의 어른을 규탄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이 미 대선후보로 등장하는 걸 보면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승재 3. 전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인물을 다룬 책이라니 귀가 솔깃한데요.
그럼 먼저, 한재각씨가 엮은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부터 소개해주시죠. 14명이나 되는 저자들이 글을 썼네요.
김경윤 네 지난 9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해 기후 관련 전문가들이나 운동가들의 자신의 목소리를 낸 책입니다. 대기과학자, 청년운동가, 교육자, 시인,노동자, 의학박사, 대학교수, 녹색당원 등 모두 기후위기와 관련되어 현재 정열적으로 활동을 하는 국내 저자들이 대거 참여했어요. 물론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함께 하기 위해 모였지요.
오승재 4. 그레타 툰베리는 청소년이지요?
김경윤 네 16살 먹은 스웨덴 청소년입니다. 기후의 변화가 맞이할 파국을 막기위해 학교파업을 시작하여,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당찬 학생인데요. 이 그레타 툰베리의 용기있는 행동에 전세계의 청소년들과 시민, 정치인, 환경운동가들이 함께 하면서 전세계적인 기후정의운동을 벌이는 투사가 되었지요. 올해에 프랑스 하원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더욱 유명해져서, 얼마전 미국에서 열린 유엔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연설하였는데, 트럼트 대통령이 지나가는 걸 보고 ‘얼음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비행기를 타고 오면 이산화탄소배출량을 늘리기 때문에 영국에서 뉴욕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태양열 보트를 타고 오기도 했습니다.
오승재 5. 그레타 툰베리가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책 제목에 1.5라는 숫자가 적혀있던 데 그것과 관련된 것인가요?
김경윤 네 그레타 툰베리가 주장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기초한 것인데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현재의 막대한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로는 조만간 인류 문명이 위협을 받을 정도로 파괴적인 영향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씨 이내로 묶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어요. 그레타 툰베리는 ‘탄소예산’이라는 말을 썼는데요. 탄소예산이란 지구 평균온도가 1.5도씨 이상 오르지 않으려면 넘지 말아야할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의미합니다. 과학자들의 계산한 바에 따르면 현재의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다가는 10년이 안 되어 탄소예산을 다 써버리고 마는 상태에 놓이게 되지요.
오승재 6.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군요. 그런데 왜 보통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요?
김경윤 현재 체제를 유지해야만 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득권 엘리트들이 ‘기후 침묵’ 체제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체제가 지속될 경우, 얼마 못가 인류 전체가 위기에 놓이게 된다고 생각하기에 그레타 툰베리가 학교까지 파업하면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시작한 것이지요.
오승재 7. 한 명의 청소년이 세상을 바꾼 사례군요. 책 한 대목을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김경윤 그레타 툰베리가 올해 7월 23일 프랑스 국민의회(하원)에서 연설한 부분 중 두 구절을 읽어드릴게요. “기후 비상사태와 생태적 위기 앞에서 중간지대란 없습니다. 당연히 여러분들은 우리가 더 위험함 길로 가보아도 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2018년 1월 1일자로 580기가 톤의 탄소예산이 남았다고 주장하는 것처럼요. 580기가 톤의 탄소예산으로 우리가 1.5도씨 상승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은 50퍼센트입니다. 이 580기가 톤의 탄소예산조차도 우리가 지금처럼 살면 12년 안에 소진됩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나요? 왜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요? 왜 미리애 인간이 살아갈 조건을 50대 50. 동전이 뒤집어지는 확률에 맡겨야 하나요? (21쪽)
(......)
어떤 분들은 오늘 여기 오지 않으셨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의 이야기를 안 듣기로 하셨습니다. 좋습니다. 우리는 결국 아이들일 뿐이니까요.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의 말은 들으셔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요구하는 전부입니다. 과학의 말을 들으세요.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함께 행동합니다.(26쪽)
오승재 8. 김경윤 작가님 모시고 [오기자의 오, 서재!]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레타 툰베리 양의 연설 중 일부를 들어보았습니다. 다음에 소개해주실 책은요?
김경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앤드루 양이 직접 쓴 《보통 사람들의 전쟁》입니다.
오승재 9. 저자가 미국 대선후보라고요?
김경윤 네,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는 버니 샌더슨이 나와서 선풍을 일으켰는데요. 이번에는 대만계 아시아 미국인 엔드루 양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흑인 대통령에 이어, 황인 대통령 후보가 나온 것이지요.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살펴보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연설하는 동영상도 볼 수 있지요.
오승재 10. 대선 후보까지 오르려면 역정이 많았겠네요.
김경윤 네, 미국으로 이민와서 자라면서 혹독한 인종차별을 겪었지요. 하지만 성실하게 공부하여 브라운 대학과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을 졸업했구요. 컬럼비아 대학에 다닐 때는 <컬럼비아 로 리뷰>의 편장장도 지냈고, 잠시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운영한 것은 미국 주요도시에서 신규기업 창업과 안정적인 운영을 2년간 지원해주는 비영리 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창업하여 11년간이나 CEO로 활동했어요.
오승재 11. 그렇다면 촉망 받은 기업인일텐데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뭐지요?
김경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창업을 도왔던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미국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대안을 찾다가 정치까지 하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부제목이 ‘기계와의 일자리 전쟁에 직면한 우리의 선택’인데요. 산업의 자동화에 따라 미국 노동계가 변화한 것이고, 이 자동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지요.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되지요. 그래서 그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기업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기에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닐까요?
오승재 12. 그렇다면 앤드루 양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경윤 세상이 변했으니, 삶도 변해야 한다는 거지요. 자동화에 따라 전통적인 일자리가 사라져가는데, 게다가 새로운 일자리도 줄어드는데, 이러한 사태를 단순히 열심히 직장을 찾고, 새로운 업무능력을 개발하라고 강변하는 것은 모순이지요. 그래서 앤드루 양이 주장하는 것은 ‘인간적 자본주의’입니다.
오승재 인간적 자본주의가 뭔가요?
김경윤 구소련 시절에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말도 있었는데요. 앤드루 양이 ‘인간적 자본주의’라고 말하는 것을 그의 글을 통해서 알아보죠. 277쪽에 나오는 글인데요. ”이제 인간의 복지와 가치 실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경제를 생각해보자. 이런 목표와 GDP 성장이라는 목표가 같은 방향을 향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목표가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끌어낸 항공사는 자본 입장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받고 목숨과 직결된 약을 파는 제약회사도 마찬가지다. 나는, 항공사는 수익의 감소를 받아들이고, 제약회사는 적당한 수준의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시민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경제 전체로 계속 확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을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줄여서 인간적 자본주의라고 부르기로 하자.”
오승재 12. 그렇다면 인간적 자본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도 책에 있나요?
김경윤 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부가 일자리의 변화를, 2부가 일자리의 변화를, 3부가 해결책과 인간적 자본주의를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핵심은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입니다. 저자의 용어로는 ‘자유 배당(Freedom Dividend)’인데요. 미국 성인 모두에게 최소한의 생계비용인 1만 2천달러(우리나라 돈으로 1400만원 정도)를 연간 배당하자는 거지요.
오승재 성남시에서 실행했던 청년배당 같은 건가요?
김경윤 청년배당은 제한적이고 실험적으로 기본소득을 실험해본 것이구요. 앤드루 양은 전면적인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승재 미국 사회에 그러한 주장이 지지를 받을까요?
김경윤 얼핏 보면 낯선 주장인 것 같지만 미국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주장은 역사가 유구합니다. 미 건국의 아버지 토마스 페인으로부터 마틴 루서 킹 목사, 리처드 닉슨,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미국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버락 오바마 대통령,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세계적 갑부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마크 저크버그 등이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사회문제의 해결을 제시한 바 있어요.
오승재 갑부들도 나서서 주장한다면 꽤나 진척된 이야기군요?
김경윤 그렇지요. 이 책은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의 최고 정책이 일자리 창출인데, 일자리 창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점이 많거든요.
오승재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정치가들도 읽어볼만한 책이 되겠네요. 지금까지 전세계를 뒤흔드는 화제의 인물 그레타 툰베리와 앤드루 양에 대한 책을 참새방앗간 지기 김경윤 작가님의 추천으로 만나봤습니다. 다음 번 책도 기대하겠습니다.
김경윤 네, 열심히 읽고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