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주의 선언》과 《완벽한 책을 찾아서》
오승재 새로 나온 책도 소개해드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지혜와 지식도 나눕니다.
<오기자의 오, 서재!>.
오늘 이 시간을 위해서 인문학놀이터 ‘참새방앗간’ 지기로 활동하고 있는 김경윤 작가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경윤 네, 또 뵙네요.
오승재 1. 참새방앗간이라는 재미난 공간을 운영하고 계시네요. 그곳이 뭐하는 곳입니까?
김경윤 (가볍게...)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놀이나 딴짓을 해보는 곳입니다. 책읽고, 글쓰고, 그림 그리고, 낙서하고, 장터 열고, 한마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뭐든지 해보는 곳이지요.
오승재 2. 재미난 곳이군요. 오늘은 무슨 책을 가지고 나오셨나요?
김경윤 코린 펠뤼숑이 쓴 《동물주의 선언》과 우리교육에서 나온 그림책 《완벽한 책을 찾아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둘 다 동물과 관련된 책이지요. 혹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고 계시나요? 만약에 키우고 계시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오승재 3. 두 권 모두 최근에 나온 책들인 것 같군요.
그럼 먼저, 코린 펠취숑이 쓴 《동물주의 선언》부터 소개해주시죠. 100쪽이 살짝 넘는 얇은 책이네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김경윤 선언문의 형태이니 소책자라고 할 수 있지요. 피터 싱어가 《동물해방》을 쓴 해가 1975년이니까, 그로부터 50년 가까이 됐네요. 인간 윤리의 토대가 인간 평등인데요. 이러한 자세를 동물에게까지 확장하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지요. 인간의 윤리를 ‘인간주의’라 한다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윤리를 ‘동물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인 코린 펠뤼숑은 동물, 생명 윤리를 연구하는 철학자입니다. 그는 동물의 문제를 인류 문제의 일부라고 생각하면서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요.
오승재 4. ‘동물주의’리는 표현이 재밌습니다. 그럼 저자가 동물주의를 표방하면서 다루는 주장은 뭐지요? 동물을 먹지 말자는 건가요?
김경윤 단순히 육식을 하지 말자는 주장을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의 동물학대, 동물실험, 동물사육 전반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저자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자세는 곧 약자에 대한 인간의 자세라고 하면서, 인간 사회에서 노예가 해방되었듯이, 더 나아가 동물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오승재 꽤나 급진적인 주장이네요. 노예 해방과 동물 해방은 다른 것 아닌가요?
김경윤 노예의 문제가 인종차별이라면, 동물의 문제는 종차별에 해당하는 거지요. 인종차별이 문제라면 생물종 차별도 문제라고 보고 있어요. 우리가 인간보다 약한 동물종에 대한 차별을 멈출 수 있다면, 그러한 태도는 윤리적으로 인간에게 훨씬 더 성숙하고 유리한 입장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처럼 경제적 능력 때문에 계층차별이 만연하고, 성차별, 지역차별, 학력차별 등 다양한 차별이 문제되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본다면, 가장 약한 동물에 대한 차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인류는 더욱더 윤리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오승재 6. 아하, 차별의 최저지점인 동물차별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그 위에 놓여있는 인간차별에 대해서도 윤리적 해결의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군요.
김경윤 네, 동물에 대한 정의가 인간에 대한 정의로 확장되고, 동물에 대한 윤리가 인간의 대한 윤리를 보장하는, 그런 점에서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영혼도 구원 받는 세상을 그린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승재 7. 책 한 대목을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김경윤 선언문의 맨 마지막 문단을 읽어드릴게요. “모든 나라, 모든 정당, 모든 종교의 동물주의자는 집결해야 한다. 지금 당장, 동물의 삶의 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언젠가는 동물 착취가 종말에 이를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동물주의자가 아닌 사람과도 협력하자. 동물학대에 대항해 싸우고, 인간과 인간이 아닌 모든 생명체의 사랑과 정의를 전파하자. 동물을 위한 대의는 보편적이다. 동물의 권익옹호는 우리 모두와 연관된다. 동물의 정의를 인정하면서, 우리는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고 인간의 미래를 책임진다. 우리에게 도달해야 하는 세계가 있다.”(128쪽)
오승재 8. 김경윤 작가님 모시고 [오기자의 오, 서재!] 함께 하고 계십니다. <동물주의 선언>의 마지막 부분을 들어보았는데요. 다음에 소개해주실 책은요?
김경윤 우리교육에서 나온 그림책 《완벽한 책을 찾아서》입니다.
오승재 9. 이 책도 동물과 관련된 책인가요? 외국작품이네요.
김경윤 네, 유디트 코펜스가 쓰고, 마자 메이어가 그린 책인데요. 제목은 《완벽한 책을 찾아서》이지만 주인공은 강아지 베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완벽한 책은 인간인 샘에게 완벽한 책이 아니라 강아지 베니에게 완벽한 책이지요.
오승재 10. 발상이 아주 재미나네요. 스포일이 안 되는 한도에서 간략히 내용을 소개해 주실래요?
김경윤 주인공 샘은 책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밖에는 비가 오지만, 샘은 걱정이 없지요. 집안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샘의 친구, 강아지 베니는 밖에 나가 놀자고 합니다. 그래서 샘은 베니를 데리고 도서관에 갑니다. 베니도 집에서 재밌게 책을 보며 놀 수 있도록 베니에게 어울리는 책을 찾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도서관에 가자마자 동물은 도서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할 수 없이 샘은 베니를 도서관 밖에 놔두고, 혼자 도서관에 들어가 베니에게 어울리는 책을 찾지요. 찾아다 생각하면 창유리를 통해 베니에게 책을 보여줍니다. 과연 강아지 베니가 흠뻑 빠질만한 완벽한 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오승재 11. 결국 찾게 되나요?
김경윤 찾게 될까요?
오승재 찾았으면 좋겠네요.
김경윤 저두요. 만약에 기자님이라면 어떤 책을 찾아서 베니에게 보여주고 싶으세요?
오승재 (가볍게) 저라면....
김경윤 만약에 그런 책이 있다면,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되겠네요. 강아지에 대한 책이 아니라, 강아지가 좋아하는 책을 쓴다면요. 더 나아가 고양이가 좋아하는 책, 참새가 좋아하는 책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오승재 12. 동물을 대상으로 삼는 책이 아니라 동물이 주인이 되는 책이네요.
김경윤 맞아요. 이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라는 생각에서 모든 동물이 평등하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면, 동물이 보는 책을 인간이 쓸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 그림책은 앞에 소개한 <동물주의 선언>과도 맥이 닿아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승재 재미난 연결이네요. 지금까지 코린 펠뤼숑이 쓴 <동물주의 선언>과 유디트 코펜스가 쓰고 마자 메이어가 그린 <완벽한 책을 찾아서> 두 권의 책을 참새방앗간 지기 김경윤 작가님의 추천으로 만나봤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김경윤 네, 감사합니다.
<방송듣기>